[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카타르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7차전까지 A,B조 통틀어 태국과 함께 최소 득점 팀이었다. 3골 중 페널티킥이 2골이었다. 2골에 관여한 주전 공격수 소리아(알 라이안)는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결장했다.
카타르는 창이 아주 무디지 않다. 2차예선에서 29골을 몰아쳤다. 부탄, 몰디브 등이 한 조에 속하긴 했으나 호주와 함께 2차예선 최다 득점 1위다. 소리아가 없어도 알 하이도스(알 사드), 아피프(스포르팅 히혼), 타바타(알 라이안) 등 개인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있다. 지난해 10월 수원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이들은 이번 경기에도 선발 출전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슈팅 정확도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한국전에서도 슈팅 기회를 많이 잡았으나 골문을 빗나가는 슈팅이 많았다. 그럼에도 3골을 터뜨린 카타르다. 최종예선 6골 중 5골을 한국전에서 기록했다.
↑ 한국이 역대 카타르전에서 3실점을 기록한 적은 처음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0실점으로 A조 최다 실점 1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특정팀을 상대로 몰아쳤다는 것은 특정팀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카타르는 최근 한국전 무득점이 없긴 했지만 3골을 넣은 적은 처음이다. 게다가 카타르는 지난해 11월 러시아와 평가전(2-1 승) 이후 무승 팀이었다.
한국은 중국과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이후 권순태(가시마), 장현수(광저우 R&F), 김진수(전북)가 수비의 기본 축이었다. 최철순(전북)도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부터 중용 받고 있다. 곽태휘(서울)가 베스트11에 포함된 것은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이후 처음이다.
최대한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대인 방어를 잘 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수비 조직력이 와해됐다. 카타르의 기를 살려줬다. 알 하이도스, 아피프는 한국 수비를 괴롭혔다. 그 가운데 결정적인 미스 플레이를 범했다.
전반 24분 곽태휘의 트래핑 미스로 볼을 뺏겨 위험천만한 상황을 맞이했다. 최철순이 파울로 저지했지만 위험지역의 프리킥이었다.
불길했다. 한국은 이란, 중국 원정에서 각각 전반 25분과 35분 결승골을 허용했다. 위험한 시간대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알 아히도스의 오른발을 떠난 슈팅이 한국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선제 실점 이후 반격을 펼쳤다. 이근호(강원), 기성용(스완지 시티),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전반 막바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그 같은 장면이 한국 골문에서도 나왔다. 내내 불안했다. 운 좋게 카타르의 슈팅이 골문을 외면했다.
그러나 허술한 뒷문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위기를 맞이하더니 후반 6분 짧은 패스 플레이에 너무 쉽게 무너졌다. 빈틈 많은 수비는 후반 30분 추가 실점을 했다. 24분 전과 비슷한 패턴이었다. 어렵게 2골을 따라 붙으며 동점을 만든 지 5분 만이다.
↑ 한국이 역대 카타르전에서 3실점을 기록한 적은 처음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0실점으로 A조 최다 실점 1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10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25실점이다. 무실점 경기는 2번에 불과하다. 카타르와 함께 A조 최다 실점 1위다.
B조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1승도 못 거둔 태국(20실점)은 둘째 치고 예선 탈락이 확정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이상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지 못한 팀은 시리아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골대 불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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