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지난 시즌 총 606번의 투수 교체를 단행하며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팀을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들의 연쇄 부상이라는 홍역을 치렀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들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상 큰 믿음을 주지 않고 있다.
12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도 그랬다. 선발 류현진을 4이닝 68구만에 내렸다. 선발로 나와서 가장 적게 던진 투구였다. 부상이 의심됐지만, 일단 선수와 감독 모두 이점은 부인했다.
↑ 류현진은 상대 타선과 두 차례 대결에서 4점을 뺏겼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한마디로, 이날 류현진에게는 상대 타선과의 '세번째 대결'이 허락되지 않았다. 두 번의 대결에서 홈런 3개 포함 6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4실점을 허용한 결과였다.
로버츠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선발 투수가 효율성을 보이고 계속해서 타자들을 아웃을 잡는다면 더 던질 수 있는 권리를 얻기 마련"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상대 타선과 세번째 대결하면 피안타율이나 피장타율이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선발 투수에게 쉽사리 상대 타선과 세번째 승부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류현진의 경우는 어떨까?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류현진은 9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상대 타선과 세번째 대결을 펼쳤는데 0.349의 피안타율(43타수 15안타)을 기록했다. 피출루율은 0.429, 피장타율은 0.442였다. 탈삼진 6개를 잡는 사이 볼넷은 4개를 허용했다. 이 9경기 기준으로 첫번째(피안타율 0.278), 두번째(0.227) 대결보다 확연히 성적이 나빴다.
이날 경기에서는 아예 세번째 대결 자체가 허락되지 않았다. 지난 7이닝 4실점을 기록한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세번째 대결을 넘어 네번째 대결까지 허락됐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발 투수가 상대 타선과 2~3차례 만나는 것은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처음부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타선과의 세번째 대결을 피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정권자인 감독은 그런 선수 생각과 상관없는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한 번 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선발은 18일 신시내티 원정이 유력하다. 같은 팀과의 재대결, 이번에는 타자 친화적인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맞붙는다. 그때 류현진은 '세번째 대결'을 허락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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