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민준구 객원기자] 김승현 이후 맥이 끊겼던 동국대학교 정통 포인트 가드의 자리를 넘보는 당찬 신인이 나타났다. 동국대 1학년 김형민(183cm・G)은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김형민은 9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체육관에서 펼친 상명대학교와의 경기에서 2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 변준형(187cm・G)이 빠진 자리를 빈틈없이 메꾸며 동국대에게 소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형민은 다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인터뷰 할지 몰랐던 모양이었다. 쑥스러운 듯 말을 꺼낸 김형민은 코트 위에서의 카리스마 있던 모습과는 달리 신입생다운 풋풋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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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민이 9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체육관에서 펼친 상명대전에서 2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한국대학농구연맹 |
이날 동국대는 변준형이 빠진 채 경기에 임했다. 전날 연습이 끝난 후 몸살 기운이 있어 코트에도 모습을 감췄다. 패배는 곧 플레이오프 진출이기 때문에 동국대는 상명대전 승리가 절실했다. 변준형의 빈자리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형민이 그 아쉬움을 지웠다. 1쿼터부터 빠른 공수전환을 보이며 상명대의 가드 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자신있게 하라고 주문하셨다. 슈팅 기회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쏘라고 하셨는데 그 부분이 잘 되지 않았다”면서 “좋은 패스를 했던 건 다른 선수들이 빈자리를 잘 찾아줘서 가능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동국대는 2000년대 초반, 국내 최고의 정통 포인트가드 김승현을 배출해냈다. 그러나 이후 그의 뒤를 이을 재목이 없었다. 김형민의 등장은 김승현에 대한 향수를 불렀다. 적재적소에 내주는 패스와 날카로운 수비는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김형민은 “내 장점은 수비와 패스다.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도 좋다고 본다”며 “아직은 부족하다. 좋은 선배님과 비교되는 것은 부담보다 더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동국대는 상명대전 승리로 시즌 5승(10패)째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선 남은 조선대전을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조선대는 올해 전패를 기록한 최약체다. 동국대의
김형민은 “앞으로 치를 경기들이 기대된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활약할 것이다”라며 “감독님과 다른 선수들을 믿는다. 하나로 뭉치면 누구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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