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최근 KBO리그를 가장 오래, 뜨겁게 달군 선수는 68년 전의 전설 같은 기록에 도전한 김태균(35·한화)이었다.
김태균의 도전은 지난 시즌부터 시작돼 두 시즌에 걸쳐 86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을 남기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김태균은 연속 출루를 달리면서 일본 프로야구 기록을 넘었고, 미국 메이저리그 기록도 넘어섰다.
리그의 수준 차는 분명 존재하지만, 35년 KBO리그 역사보다 오래된 일본(81년), 미국(146년)의 기록에 도전하고 경신하는 건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그동안 야구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던 기록을 뽑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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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태 이대진은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작성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대진(해태)은 1998년 5월 14일 인천 현대전서 10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 새로운 역사를 작성했다. 1회말 2사 후 쿨바를 상대로 시작된 신들린 삼진 퍼포먼스는 4회 다시 쿨바를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알렸다. 해당 경기서 이대진은 총 1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4-0 완봉승까지 거뒀다.
이는 미국 기록과 타이.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타자 탈삼진 역시 10탈삼진 기록으로, 1970년 톰 시버(뉴욕 메츠), 2003년 에릭 가니에(LA 다저스)가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이 없다. 1957년 카지모토 타카오(한큐 브레이브스), 1958년 도바시 마사유키(토에이 플라이어스)의 9타자 연속 탈삼진이 최다 기록이다.
이대진의 뒤를 잇고 있는 이 부문 KBO리그 기록은 1995년 8월 23일 쌍방울전에서 선동열(해태)이 8회부터 4탈삼진을 잡은 것으로 시작해 8월 27일 한화전서 5명의 타자를 또 다시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었다. 선동열은 1995년 9월 7일 삼성전에도 8회 5탈삼진에 이어 9월 12일 한화전 4탈삼진을 보태 9타자 연속 탈삼진을 2회 기록했다. 단일 경기로 한정하면 이대진의 기록 달성 이후 11년이 흐른 2009년 전병두(SK)가 두산전서 1회 김현수를 시작으로 4회 임재철까지 9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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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은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 보유자다. 사진=MK스포츠 DB |
2003년 야구장에 잠자리채 물결을 만든 장본인, 이승엽(삼성)은 6월 22일 SK전서 김원형을 상대로 개인 통산 300호 홈런을 때려냈다. 세계 최연소 300홈런. 이승엽은 26세 10개월 4일에 300번째 홈런을 기록, 1967년 일본에서 오 사다하루(27세 3개월 11일)의 기록을 5개월 앞당긴 세계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국민타자’답게 홈런 부문에서 다른 리그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해 이승엽은 1999년 자신이 기록했던 KBO리그 역대 최소 경기 홈런 기록을 69경기에서 56경기로 앞당기면서 신기록 달성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그러나 숱한 위기가 있었다. 9월 5일 현대전서 50홈런을 달성한 이후 홈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20일이 지난 뒤에야 아시아 시즌 최다 홈런 타이(55홈런)를 달성할 수 있었다.
타이 상태로 마지막 경기까지 다다른 이승엽은 시즌 최종전인 10월 2일 롯데와의 홈경기서 2회말 이정민과 맞붙었다. 1B-1S서 들어온 3구째 한가운데 속구를 쳤고 이 타구는 중월 홈런으로 연결.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인 56호 홈런이라는 역사 속 한 장면이 됐다.
그러나 이후 2013년 일본에서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60홈런으로 이승엽의 기록을 깼다. 미국에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의 2011년 73홈런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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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는 2010년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 기록을 세웠다. 사진=MK스포츠 DB |
2010년 이대호(롯데)는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10년 8월 4일 잠실 두산전서 김선우를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렸던 그는 8월 11일 사직 삼성전서 배영수를 상대로 홈런을 쳐 당시 최다였던 6경기 연속 홈런(이승엽, 스미스, 이호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바로 다음날에는 안지만(삼성)을 상대로 초구 홈런을 만들어 KBO리그 기록을 경신해나갔고, 8월 13일 광주 KIA전서 로페즈에게 홈런을 뽑아냈다. 8경기 연속 홈런으로 일본 프로야구 기록(7경기 연속, 오 사다하루-랜디 바스)보다도 앞서갔다.
8월 14일에는 메이저리그 기록마저 넘어섰다. KIA전 초반이던 2회초 김건한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메이저리그 기록인 8경기 연속 홈런 기록까지 넘겼다. 메이저리그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 돈 매팅리, 데일 롱 등이 8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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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은 최소 경기 200세이브 및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가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2013년 오승환(삼성)은 4월 7일 KBO리그 최초 250세이브를 거뒀다. 2009년, 2011년 최연소·최소 경기로 150세이브,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특히 200세이브는 334경기 만으로, 미국 조나단 파벨본(359경기) 일본 사사키 가즈히로(370경기)보다 빨랐다.
오승환은 그보다 앞선 2006년에는 47세이브를 올리며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로 썼다. 2011년 역시 47세이브를 올리며 자신이 과거 세웠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KBO리그 최다 기록임은 물론, 일본에서 2005년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2007년 후지카와 큐지(한신)이 세웠던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46세이브)을 넘어선 것이었다.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은 2008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LA 에인절스)의 62세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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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김태균은 86경기까지 연속 출루하며 일본, 미국 기록을 넘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타자 ‘김출루’ 김태균은 한국을 넘어 일본, 미국 기록까지 하나하나 ‘도장깨기’에 성공했다. 김태균은 2016년 8월 7일 대전 NC전 5타수 5안타로 연속 경기 출루를 시작했다.
2017년 4월 22일 64경기 연속 출루로 KBO리그 종전 기록이던 펠릭스 호세(롯데)의 63경기를 넘었고, 5월 16일 고척 넥센전서는 70경기 연속 출루로 스즈키 이치로가 오릭스에서 뛰던 1994년 세운 일본 기록 6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깼다.
6월 2일 SK 와이번스와의 대전 홈경기서는 2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85경기 연속 출루를 알렸다. 이는 메이저리그서 1949년 7월 1일부터 9월 27일까지 테드 윌리엄스(보스턴)의 84경기 연속 최다 출루 기록을 넘어섰다. 이튿날에는 1회말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으며 8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한편, KBO는 세계기록으로 대만 프로야구에서 2015년 6월 20일부터 2016년 6월 14일에 걸쳐 달성된 린즈셩의 10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공식 인정하면서 김태균의 기록은 세계 기록은 아니게 됐다. 한미일 최다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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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테임즈는 2015년 KBO리그 최초 40-40을 이뤄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밖에도 KBO리그 선발 최다 연승은 2000년 7월 30일 수원 두산전부터, 다시 2003년 8월 31일 수원서 두산을 만나 던진 정민태(현대)의 21연승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기록보다도 앞선다. 미국에서는 로저 클레멘스가 토론토 소속이던 1998년부터 양키스 소속이던 1999년에 걸쳐 20연승을 기록했다. 세계 기록은 일본에서 가지고 있다. 2012년~2013년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가 28연승을 달성했다.
현대 소속이던 2003년 8월 29일부터 2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던 스위치 타자 박종호는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2004년에도 연속 안타 행진을 힘차게 이어갔다. 4월 14일 LG전서 오른쪽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 일본 최다 기록인 33경기 연속 안타(1979년, 다카하시 요시히코)와 타이를 이뤘고, 다음날에는 왼쪽 타석에 들어서 장문석을 상대로 1회 아시아 최다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박종호의 기록 행진은 4월 21일 친정팀 현대를 상대로 39경기까지 계속됐다.
NC 다이노스에서 2014~16시즌 맹활약하며 역대급 외국인 타자로 남은 에릭 테임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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