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의 선발투수 안성무는 올해 1군 경기에 등판한 삼성의 25번째 투수였다. 10개 팀 통틀어 가장 많다. LG와 롯데는 17명으로 가장 적다. 보통 20명 이하다.
시즌 일정을 40.3%를 소화한 가운데 사실상 지난해 기록도 깼다. 삼성은 지난해 26명의 투수가 1군 경기에 뛰었다. 외국인투수 2명을 교체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내 투수는 22명에서 23명으로 1명 더 많다.
2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마운드가 불안정해 투수 교체가 잦다는 점이다. 삼성은 3경기 이하 출전 투수만 7명이다.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5.92로 가장 나쁘다. 부상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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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안성무는 올해 1군 마운드에 오른 삼성의 25번째 투수였다. 그는 살 떨리는 프로 데뷔 무대를 무난하게 마쳤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그러나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만큼 가용할 투수가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특히 젊은 투수가 많아졌다. 신인 투수 장지훈, 최지광, 김시현은 이미 1군 데뷔를 마쳤다.
8일 경기는 안성무에게 프로 데뷔전이었다. 2015년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지난 2년간 1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안성무는 첫 타자에게 홈런을 맞는 등 1회 3실점을 했으나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무난했던 첫 경기였다.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 중 1명은 안성무의 바통을 받은 임현준이었다. 8회 1사 2루서 심창민과 교체될 때까지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지난 6일 엔트리에 시즌 첫 등록된 24번째 투수다. 등록 첫 날 볼넷 3개를 내주며 들쭉날쭉했지만 점차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삼성이 두산과 연장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데에는 젊은 투수의 활약이 컸다. 안성무와 임현준 모두 그 동안 빛을 보지 못한 20대 후반 투수다. 2011년 프로에 입문한 임현준은 이날이 최고의 하루였다. 3⅔이닝은 개인 최고 기록(종전 2이닝)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투수난에 시달렸던 삼성이다. 하지만 투수는 있다. 기회라는 자양분도 있다. 김한수 감독은 “젊은 선수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다. 몇몇 선수에 의해 한 시즌을 치를 수 없다는 것은 초보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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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임현준은 지난 6일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리고 3일 연속 경기에 나갔다. 8일에는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삼성은 8일 현재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공동 3위에 올라있다. 24승 4무 23패로 승률 5할을 넘는다. 1년 전 60패(30승 6무)로 최하위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감독은 “(계속 2군의)새 얼굴을 둘러보고 있다. 잘 하고 있다더라. 잘 하면 1군에서 뛸 기회를 줘야한다. 그래야 목표의식이 생기고 성장할 수 있다”라면서 “특히, (당장 1군에 올릴 자원이)야수보다
그렇게 사자군단의 새 얼굴은 계속 등장하고 있다. 1군 마운드에 오를 삼성의 26번째 투수도 머지않아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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