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아르헨티나전의 이슈는 이승우(19·바르셀로나)의 그림 같은 골과 함께 백승호(20·바르셀로나)의 세리머니였다.
백승호는 전반 42분 조영욱(18·고려대)이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카메라를 향해 두 손으로 네모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대한 축구팬의 의견이 분분했다.
기니전에서 조영욱의 골을 취소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을 향한 메시지 혹은 지난 3월 조 추첨에서 아르헨티나가 한국과 함께 A조에 속하자 활짝 웃던 디에고 마라도나(57)를 패러디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이 때문에 마라도나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 백승호의 아르헨티나전 골 세리머니. 여자축구 현대제철 소속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
백승호는 아르헨티나전을 마친 후 세리머니에 대한 해명을 했다. 둘 다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축구를 하는 친한 누나들이 오늘 경기를 보러 오기로 했는데 표를 잘못 사서 못 왔다. 표 하나도 제대로 못 사느냐는 의미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여자친구를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하루 뒤인 24일 다시 만난 백승호는 누나들의 정체를 공개했다. 김혜리(27), 임선주(27) 등 현대제철 소속 8명의 선수들이다.
백승호는 “내가 (마라도나 같은 대단한 분을)조롱할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표도 잘 사지 못하는 정말 친한 여자축구 선수를 향한 세리머니였다. 여자친구도 아니다. 현대제철 소속 누나들이다”라고 말했다.
백승호는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온 현대제철 선수들과 친분을 쌓게 됐다. 꽤 절친해 백승호가 한국에 올 때마다 만나고 있다. 백승호는 “8명이 보러 온다더니 몇 명이 아니라 1명도 못 왔다”라며 아쉬워했다.
한국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다. 현대제철의 연고는 인천이다. 지리적으로 전주보다는 수원이 더 가깝다. 하지만 백승호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훈련 일정으로 아마 그때도 못 오지 않을까”라며 섭섭해 했다. 이틀 뒤 누나들은 수원에서 동생 백승호를 위한 깜짝 선물을 해줄까.
↑ 화제의 누나들이 된 임선주(왼쪽)와 김혜리(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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