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끝내기 홈런을 한 번 치고 싶다던 이택근(37·넥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꿈을 이뤘다. KBO리그 통산 2번째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택근은 18일 고척 한화전에 4-6으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서 김지수를 대신해 타석에 섰다. 그리고 볼카운트 1B서 정우람의 125km 체인지업을 통타, 외야 좌측 펜스를 넘겼다.
극적인 이택근의 첫 끝내기 홈런이자 2001년 6월 23일 잠실 SK전의 송원국(두산) 이후 역대 2번째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이다. 이택근의 개인 통산 5번째 그랜드슬램. 공교롭게 가장 최근 만루홈런 상대도 한화(2009년 9월 12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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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근(47번)을 위로하는 이택근.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이택근은 지난 7일 고척 SK전을 끝으로 선발 명단서 빠졌다. 그 후 4번 대타로 기용됐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이택근은 욕심을 내지 않았다. 희생타라도 쳐서 1점이라도 만회하는 게 목표였다.
이택근은 “그 동안 경기를 많이 못 뛰어도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믿으며 열심히 준비했다”라며 “타구가 펜스를 넘어갈 줄은 몰랐다. 외야로 날아가 내 역할은 다했다라고 생각했다. 한 번쯤 끝내기 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이택근은 전날 정우람과 대결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속구 타이밍으로 배트를 휘둘렀는데 123km 체인지업에 당했다. 하루 뒤 재대결에서 홈런 구질은 체인지업(125km)이었다. 이택근은 “어제는 내가 속았다. 오늘도 속구 타이밍으로 스윙했는데 (정우람의 체인지업이)운 좋게 높이 날아왔다”라며 기뻐했다.
마무리투수 이보근은 9회 1점차 리드를 못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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