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덴버)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에게 이날 쿠어스필드는 말그대로 '지옥'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왼쪽 엉덩이 타박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그의 복귀전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4이닝8피안타 6볼넷(1고의사구) 4탈삼진 10실점 5자책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99로 올랐다.
지난 두 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빛을 발하며 11 1/3이닝을 던지며 2자책만 기록했다. 체인지업보다 패스트볼을 더많이 던지며 타자들을 공략했다.
↑ 류현진에게는 지옥같은 하루였다. 사진(美 덴버)=ⓒAFPBBNews = News1 |
믿었던 체인지업은 그를 배신했다. 놀란 아레나도는 또 체인지업을 밀어쳐 안타를 뽑았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처음 본 팻 발라이카도 중견수에게 잡히기는 했지만, 우중간 방면으로 담장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때렸다. 2회 마크 레이놀즈도 체인지업을 건드려 우익수 키 넘기는 안타를 만들었다.
패스트볼도 시원치 않았다. 2회 1사 1, 2루에서 아레나도에게 허용한 우중간 2루타는 바깥쪽 패스트볼을 얻어맞은 것이었다. 이 타구는 하필 쿠어스필드의 우중간 제일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구속은 91마일까지 나오며 괜찮았지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1회 카를로스 곤잘레스에게 던진 패스트볼 4개가 모두 높게 들어가며 볼넷을 내준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브레이킹볼도 신통치 않았다. 1회 2사 2, 3루에서 아레나도에게 허용한 좌익수 방면 2루타는 슬라이더를 얻어맞은 것이었다. 체인지업 다음으로 효과적이었던 구종이었던 커브는 잠자고 있던 곤잘레스를 깨웠다. 2회 2사 1, 2루에서 우익수 키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았다.
차라리 2회 얻어맞고 교체됐다면 힘이라도 아낄 수 있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4회까지 100개의 투구 수를 꼬박 채워 던지게 했다.
이미 한 차례 대량 실점을 허용, 구위가 떨어진 투수에게 그렇게 했어야하는지 의문이다. 4회 류현진은 패스트볼 구속이 90마일을 넘지 못했고, 변화구 구사 비중이 높았다. 결국 4회 볼넷 2개와 사구 1개, 안타 2개를 허용하며 3점을 더 내줬다.
정신적으로도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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