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두산 베어스의 시즌 초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선발진 ‘판타스틱4’의 명성은 아직까지 발휘되지 않고 있으며 불펜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부상 악재까지 겹치며 먹구름을 드리웠다.
두산은 현재 9승 1무 11패, 승률 0.450으로 7위다. 승률 5할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우승 라이벌’로 불렸던 1위 KIA 타이거즈(15승 6패, 승률 0.714)와 5.5경기 차로 그들의 승승장구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부진에 크게 개의치 않았던 두산이다. 특별한 조치 없이도 곧 자리를 찾을 것이라 봤다. 그러나 어느덧 개막 한 달이 다가온다. 예상 외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은 분명 아쉽다.
↑ 지난 25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등판한 홍상삼이 3회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강판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대체 자원이 부족해 더 심각해 보이는 건 불펜 쪽이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에는 지난해보다 더욱 빵빵해진 불펜을 자랑하는 듯 했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에 자원이 많아졌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나 어느덧 이러한 말이 무색해졌다. 현재 두산 1군은 투수를 12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불펜 자원은 이현승, 이용찬, 김승회, 김강률, 김성배, 홍상삼, (김명신)까지다. 평균자책점 3점대인 이현승, 이용찬 정도를 제외하면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싶다. 선발과 불펜 양 쪽에서 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던 신인 김명신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더 힘든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선발은 ‘판타스틱4’ 재건의 희망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시즌 2승 5패 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04(7위)에 머물고 있는 불펜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10경기 기준 평균자책점 5.24(8위)이던 것이 5경기로 끊으면 8.10(9위)로 더 나빠진다.
지난 25일 경기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두산은 김명신의 사고로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타선의 힘으로 3회초 5-4까지 역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전 이닝에서 실점했던 홍상삼이 3회말 들어 3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이어 밀어내기 볼넷을 두 차례 허용했다. 점수는 5-4에서 5-8로 벌어졌고 분위기는 더 말할 것도 없이 급속 냉각됐다. 이어 등판한 김성배 등도 와르르 무너졌다. 두산의 13실점은
전력상으로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인 두산이다. 전문가들은 두산이 이러한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수습도 때를 놓치면 점점 힘들어진다.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마운드 재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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