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세현(30·넥센)의 시즌 첫 세이브는 1년 전보다 다소 늦었다. 개막 7번째 경기 만이다. 이미 임창민(NC)은 3세이브로 앞서있으며 같은 날 김재윤(kt)도 공동 선두에 올랐다.
기회가 많지 않았다. 넥센은 개막 5연패를 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두산과 3연전을 싹쓸이 했으나 타선 폭발로 세이브 기회가 주어진 건 1번뿐이었다. 그 1번을 잡았다.
지난 8일 경기. 13-7에서 맞이한 9회, 넥센은 두산의 마지막 반격에 호되게 당했다. 2사 1,3루 상황에서 호출된 김세현에게 주어진 임무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 잡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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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 9회 등판한 김세현(오른쪽). 첫 세이브 기회가 주어진 가운데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넥센의 승리를 지켰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김세현의 평균자책점은 0. 하지만 팀은 실점했다. 그는 “이번에도 승계주자가 있는 가운데 막지 못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정작 내가 자초한 실점 위기는 잘 막는데”라며 자책했다. 그런 김세현을 지켜본 이보근이 툭 한마디를 던졌다. “올해 목표는 세현이에게 주자를 남겨두지 않고 바통을 넘기는 것이다.” 힘이 나는 응원이다. 김세현은 미소를 지었다.
시범경기(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에도 김세현의 공은 100%가 아니었다. 그는 스프링캠프 동안 복통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몸 상태가 나쁜 건 아니다. 다만 피칭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
김세현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과 실전 감각을 찾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앞으로 경기를 치를수록 회복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김세현의 공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그는 “아직 100%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시범경기보다 공에 힘이 붙는다. 언제 올라올지 모르겠지만 때가 되면 오르지 않겠는가”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세현은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첫 시즌부터 36세이브(2승)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넥센은 77번을 이겼다. 절반 가까이 승리를 지킨 특급 마무리투수였다. 올해도 3승 중 1승을 안겼다.
엄밀히 말해 출발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다. 김세현은 지난해 초반 2경기에서 연이어 실점을 했다. 세이브보다 블론세이브를 먼저 기록했으며 평균자책점은 11.59로 높았다. 하지만 블론세이브(2016년 4월 3일 고척 롯데전) 후 행운의 승리투수가 된 뒤 일이 술술 풀렸다. 이후 1달 사이 11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과 함께 8세이브를 올렸다.
올해의 힘겨웠던 두 걸음도 지난해와 같은 두 걸음일 수 있다. 넥센도 제 궤도에 올랐다. 김세현에게 세이브 기회도 더 찾아올 것이다. 임창민, 김재윤이 맨 앞에 서있지만 멀찍이 서있는 게 아니다. 세이브 부문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정우람(한화), 서진용(SK)도 김세현과 비슷한 페이스다.
김세현은 올해 목표로 세이브 부문 2연패가 아니다. 더 좋아졌다는 호평과 인정이다
김세현은 “(야수에게)맞는 게 투수의 숙명이다. 좋을 때가 있다면 안 좋을 때도 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출발은 더 좋은 것 같다. (현재 완벽하지 않으나)분명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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