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연습 때는 최대한 타격감을 떨어뜨리려고 했어요.”
괴력의 사나이 최정(30·SK와이번스)은 천적과의 대결을 앞두고 조심스러웠다.
최정은 8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4개를 쳤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때린 이는 2000년 현대 박경완(45·현 SK 코치) 2014년 넥센 박병호(31·미네소타)에 이어 3번째다. SK는 최정의 폭발적인 홈런에 힘입어 이날 개막 후 6연패에서 벗어났고,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 9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질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SK 박정권이 타격훈련을 준비하던 최정을 뒤에서 끌어안고 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최정은 이 경기 전까지 6경기 동안 타율 0.150(20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홈런 4개를 몰아치며 홈런 5개로 선두로 올라섰고, 타율은 0.280으로 상승했다. 최정은 “홈런도 홈런이지만, 타율을 끌어올린 게 더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어제의 감을 잊으려고 했다. 타격감을 떨어뜨리고 싶다”고 말해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는 “잘 치고 난 다음날 연습에서는 민감하게 된다. 괜히 잘못 맞기라도 하면 더 신경 쓰게 돼서 일부러 그런 생각을 했다. 경기에서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날 NC선발은 이재학(26)이다. 이재학은 최정 킬러다. 최정은 이재학 상대 통산 25타수 1안타로 약하다. 그래서인지 최정은 “오늘은 마음을 비우겠다”며 “우스개소리로 어제 홈런 4개를 쳤으니, 오늘 4삼진 당하는 것 아니냐고
최정은 초반에 많은 홈런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살짝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시즌 막바지에 나왔으면 기분 좋게 한 시즌을 마치는 것 아니냐. 아직 갈 길이 많은데, 벌써 이런 게 나와서 좀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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