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가 4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염경엽(49) SK 단장과 김기태(48) KIA 감독이 주도한 트레이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7일 오전 프로야구는 시끌시끌했다. SK와 KIA가 단행한 4대4 트레이드였기 때문이다. 4대4 트레이드는 프로야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3대3 트레이드나 5대4, 6대2 트레이드가 있었지만, 의외로 4명씩 짝을 맞춘 적은 없었다. 이는 광주일고 동창인 염 단장과 김 감독의 친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트레이드였다. 4일부터 6일까지 광주에서 SK와 KIA의 3연전이 열렸고, 6일 만난 염 단장과 김 감독은 환담을 나누던 도중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왔고, 곧바로 카드를 맞췄다는 후문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SK는 외야수 노수광(27), 윤정우(29), 포수 이홍구(27), 이성우(36)를 영입했고, KIA는 포수 김민식(28), 내야수 최정민(28), 노관현(24), 외야수 이명기(30)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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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입은 노수광(왼쪽)과 김민식(오른쪽). 사진=MK스포츠 DB |
서동욱은 KIA유니폼을 입고 비로소 전성기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4경기 타율 0.292 16홈런 67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 늑골 부상을 당한 주전 2루수 안치홍의 공백을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메우고 있다. 염 단장과 김 감독이 의기투합 해 만든 트레이드 성공작이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KIA 포수, SK 테이블세터다. KIA는 현재 한승택과 신범수 두 명의 포수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애초 기대를 모았던 이홍구는 부진에 빠지며 2군에 있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2012년 SK에 입단한 김민식은 SK의 안방마님 이재원에 가려져 있지만, 좌타자에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포도대장’ 박경완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아 수비나 송구 능력도 좋아졌다. 더구나 군필이라는 장점도 있다.
시즌 개막 후 승리 없이 5연패에 빠진 SK는 오프시즌부터 테이블세터가 고민이었다. 한방을 칠 수 있는 거포들이 많지만, 밥상을 차지는 재간꾼들이 아쉬웠다. 더구나 올 시즌 연패 과정에서도 상위 타선에서 출루를 하지 못하는 답답한 장면이 다수 연출됐다. 2014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한 노수광은 2군에서 리드오프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지만, 2015시즌 4대3 트레이드를 통해 KIA유니폼을 입었다. KIA에 가서는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앞세워 KIA외야를 두텁게 만들었다. 지난해 성적은 77경기 타율 0.309 4홈런 30타점 43득점 12도루 출루율이 0.406이었다. 다만 FA 최형우 영입 등 KIA외야가 포화 상태라 노수광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긴 했다. 타선에서도 김선빈과 안치홍
이런 이해 관계에 카드를 맞춰 4대4 트레이드로 규모가 커졌다. SK나 KIA 모두 지난해 서동욱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트레이드다. 과연 각자의 손익계산서 중에서 누가 웃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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