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간도(34·한화)의 프로야구 KBO리그 데뷔 무대는 쌉싸래했다. 봄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 5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오간도는 지난 2월 한화 입단이 확정 발표된 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 3.47의 거물투수가 한국행을 택한 건 큰 이슈였다. 그의 몸값만 180만달러.
준비과정도 훌륭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에서 빼어난 피칭을 펼치며 기대감은 더 커졌다. 특히 두 차례 등판한 시범경기에선 1볼넷 노히트 피칭(7이닝)을 펼쳤다.
오간도는 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하루 전날 비야누에바(34)의 쾌투(6이닝 2실점 비자책)로 오간도에게 관심이 더욱 쏠렸다.
↑ 오간도는 1일 잠실 두산전에서 4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4회 1사 1루서 양의지(30)에게 던진 149km 속구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몰렸다. 실투였다. 양의지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외야 펜스를 넘기면서 2-2 동점. 오간도는 첫 실점을 첫 피홈런으로 기록했다.
승리투수 요건은 패전투수 요건으로 바뀌었다. 5회 들어오간도의 제구는 더욱 크게 흔들렸다. 경기 전부터 간간이 내리던 빗줄기는 오간도가 위기에 처할수록 점점 굵어졌다.
그럴수록 오간도의 볼이 많아졌다. 허경민(27)의 안타 뒤 김재호(32)의 볼넷. 그리고 오재원(32)의 내야 타구를 2루수 정근우(35)가 처리하지 못했다. 기록은 내야안타.
에반스(31)에게 인코스로 던진 공이 뒤로 빠지면서 허무한 역전 실점. 김재환(29)의 희생타로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 오간도의 임무는 거기까지였다. 90개의 공을 던진 후 송창식
공교롭게 오간도가 마운드에 내려간 뒤 빗줄기가 약해지더니 햇살이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내리쬐었다. 그나마 한화 타선이 6회 2사 만루서 2점을 따면서 오간도의 패전투수 요건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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