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양상문(56) LG 감독이 달라졌다. 보다 정확하게는 LG 트윈스 전체가 달라졌다. 지난해 이 시기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안정된 전력과 최근 성과가 팀에 대한 자신감으로 변해가고 있다.
전날 한남동에서 열렸던 2017 KBO리그 미디어데이 팬페스트 행사. 예상과 다르게 최고스타 중 한 명은 양상문 감독이었다. 평소 진지하고 신중한 성격의 사령탑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사로잡았다. 초반 개막전 선발투수 공개 때 모기업 휴대폰 전광판 앱을 이용해 헨리 소사를 알리는 깜찍한 이벤트를 선보인데 이어 과거 사제지간이었던 이대호(롯데)와도 유쾌한 신경전을 펼쳤다. 주장 류제국의 볼 뽀뽀 요청에 대해서도 즉석에서 화답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2년 연속 챔피언에 등극한 두산의 3연패 가능여부에 대해서도 “프로스포츠에서 한 팀의 독주는 발전에 저해가 된다”며 투지가 담긴 포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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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상문 감독이 전날 열린 미디어데이서 좌중을 압도하며 팀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사진(한남동)=옥영화 기자 |
개막 전 우려사항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허프의 공백과 새로 바뀐 유니폼에 대한 걱정에도 한 목소리로 “뒷받침해줄 투수자원 많다”, “우리는 유니폼 괜찮다고 생각한다” 등 현재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두산 선발진 ‘판타스틱4’에 종종 비교되는 선발진에 대해서는 “아직 (그 정도 평가는) 이르다”면서도 대등하게 던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며 우승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자신감 또한 숨기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LG는 팀 구성원들의 행동과 의지 등 전체적인 측면에서 당당해진 모습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크다. 2015시즌을 충격의 9위로 마감한 뒤 맞이한 2016시즌 개막 직전. LG와 양 감독은 세간의 부정적 시선에 정면으로 마주했다. 시즌 동안에도 몇 번의 풍파를 겪었고 리더십도 수차례 흠집이 났다. 하지만 끝내 정규시즌 4위, 플레이오프진출이라는 성과를 얻어내며 부정적 평가를 뒤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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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재적 대권도전 후보인 LG는 올 시즌 대표적인 두산의 대항마로 꼽힌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시범경기 성적과는 무관하게 LG의 올 시즌 전망이 밝은 이유다. 공공연하게 두산의 대항마로도 꼽히고 있는 상황. LG 입장에서 신인선수 캠프합류 및 스프링캠프 패턴변화라는 파격시도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물론 낙관만은 이르다. 이미 개막도 전에 허프, 임정우의 부상소식으로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여전히 불투명한 요소가 많고 초반 젊은 타자들의 페이스가 너무 빠르다는
그럼에도 전체적인 측면에서 강팀의 면모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적극적인 미디어데이 스킨십도 그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 때도 (전력이) 지난해에 비해 안정됐다며 종종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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