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나면 많이 달라져서 오는 친구들 있죠. 새 출발의 의지인데,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보니까 그런 선수들 꽤 있습니다.
이름 바꾸고, 포지션 바꾸고. 다 살아남기 위해서죠. 김동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긴 다리를 쭉 뻗어 철통같이 삼성 1루를 지키던 '미남 스타' 구자욱.
올핸 자리를 뒤로 옮겨 오른쪽 외야를 책임집니다.
새 위치가 낯설 법도 한데 레이저 같은 송구로 주자를 연거푸 잡아냅니다.
마지막 시즌을 보내는 이승엽의 1루수 복귀로 구자욱은 우익수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 인터뷰 : 구자욱 / 삼성 외야수
- "자주 나갔던 위치가 아니라 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시범경기와 캠프를 통해서 경기에 많이 나갔는데 적응이 잘 되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kt 김사연은 거꾸로 외야수에서 내야수로 전향했습니다.
팀 내 외야 자원이 넘쳐 3루로 옮겼는데 현재까진 성공적입니다.
그보다 더 절실한 김동욱은 아예 딴 사람이 됐습니다.
29년간 썼던 김동명이란 이름을 버렸고, 포수 대신 1루수와 외야수를 보기로 했습니다.
넥센 투수 김정훈은 김건태로 개명했고, 삼성 포수 최경철은 성경 속 기적의 숫자 153에서 '53'번을 따 왔습니다.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못 바꿀 게 없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