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졸전 끝의 또 하나의 참사였다. 여론은 싸늘했다. 꽃샘추위보다 더 추웠다.
그래도 야구는 계속된다. 아직 1경기가 남아있다. 한국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마지막 경기이자 김인식 감독의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 “마음이 아프다”는 노감독은 선수단에 마지막 주문을 했다.
WBC 대표팀은 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시간여 훈련을 진행했다. 이틀 연속 패배로 훈련장의 공기는 무거웠다. 적막감이 흘렀다. 선수들의 표정에 웃음기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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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이 8일 훈련에 앞서 선수단을 모아 당부에 가까운 마지막 주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그는 이어 “이번 대회가 내 마지막 대회일 텐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마음이 아프다”라며 “WBC에서 많은 경기를 이겨도 진 경기가 더 많이 생각난다. 2009 WBC 결승 일본전에 이어 이번 이스라엘전이 계속 생각날 것 같다. 1점을 못 뽑아 패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라고 했다.
마음이 무거운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가는 발걸음마저 무거웠다. 그들을 불러 모은 건 김 감독이었다. WBC 개막 후 김 감독이 훈련 전 미팅을 가진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했고, 상황이 급박했다. 9일 대만과 최종전을 남겨둔 마지막 훈련일이기도 했지만 전달할 메시지가 있었다.
김 감독은 연패에 따른 여론이 싸늘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대만전마저 패해 A조 최하위에 그칠 경우 2021 WBC에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는 것도 인지했다.
대만전은 많은 게 걸려있다.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면서 현재보다 밝을 미래를 열어야 한다. 차기 대회 본선 직행이라는 현실적인 메리트도 있다.
김 감독은 “내일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 젊은 선수들은 4년 후 주축 멤버가 될 자원들이다. 더 많이 보고 배워라. 선배들도 마지막일지 모를 경기에서 후배를 위해 남겨줄 걸 남겨두자. 코칭스태프 또한 다음 코칭스태프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그나마 작은 선물(본선 직행)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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