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홈경기라는 부담이 컸던 것일까. 아니면 미끄러운 공인구의 적응이 덜 된 것일까.
한국은 이스라엘을 압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밀렸다. 안타(7-8), 4사구(6-9), 잔루(9-14) 등 공격 기록에서 뒤졌다. 패인 중 하나는 볼이었다. 볼이 상당히 많았다.
한국의 투수 8명이 등판해 던진 공은 총 181개. 스트라이크가 102개, 볼이 79개였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6.4%였다. 이스라엘의 58.6%(157구 중 스트라이크 92개)보다 낮다.
이마저도 오승환 때문에 많이 끌어올렸다. 8회 2사 만루에 등판한 오승환은 공 20개로 5타자를 상대했다. 스트라이크가 16개로 매우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아웃카운트 4개 중 3개를 탈삼진으로 잡았다.
↑ 임창용은 6일 이스라엘전에서 10회초 1사 후 아이크 데이비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 볼넷이 결국 실점의 빌미가 됐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떨어졌다. 장원준은 실점을 허용한 2회 7타자를 상대해 초구 스트라이크가 1개 밖에 없었다.
심창민(6타자 0개), 차우찬(2타자 0개), 원종현(3타자 1개), 이현승(3타자 0개), 임창민(5타자 2개) 등은 초구 스트라이크가 거의 없었다. 원종현과 임창민의 초구 스트라이크는 모두 타격이었다.
안정된 제구 속 공을 낮게 던지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야했다. 그러나 주문과 정반대였다. 이스라엘 야수들이 유인구에 잘 속지 않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투수들의 제구가 흔들렸다. 공이 빠지거나 높았다.
자연스레 4사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고의4구 1개(8회초 라이언 라반웨이)가 있었음에도 무려 9개였다. 피안타(8개)보다 많았다. 볼 3개였던 경우도 6번에 이르렀다.
많은 볼넷 때문에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회(네이트 프라이먼) 및 10회(아이크 데이비스→대주자 마이크 마이어스)의 득점 주자는 모두 볼넷으로 출루했다.
한국은 7회 2사 후 스콧 버챔에게 불운한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2피안타로 이스라엘 타선을 묶었다. 폭발력은 분명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이 이스라엘의 기를 살려준 꼴이었다. 7회까지 4사구가 6개였다. 가까스로 불을 껐지만 이현승과 임창민은 볼이 쌓이면서 살얼음판을 걸어야 했다.
이스라엘도 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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