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가 개막한다. 한국은 6일 이스라엘과 첫 대결을 펼친다. 서울라운드 상위 두 팀이 진출하는 도쿄라운드의 분수령이 될 경기다. 첫 경기라는 의미,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력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복병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국은 이스라엘, 네덜란드(7일 맞대결), 대만(9일 맞대결)과 같은 A조에 속해 있다.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함된 네덜란드는 A조 최강팀으로 꼽힌다. 이스라엘도 메이저리거 출신은 물론 대다수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현역 메이저리거가 오승환(세인트루이스)뿐이다. 부상으로 인해 이전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도 대다수 이탈했다. 대만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투수 천관위(지바 롯데)와 궈진린(세이부) 정도 외에는 새얼굴이 많다.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하려면 2승은 거둬야 하는데, 한국입장에서는 복병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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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한국 WBC 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5회 말에서 장원준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낸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일단 선발은 좌완 장원준(두산)이다. 장원준은 이번 김인식호의 공식 에이스다. 대표팀 평가전 3경기에 등판해 도합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구속이 아직 140km초반에 그치고 있지만, 묵직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한다. 다만 WBC에는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장원준은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물론 뒤에 나오는 투수도 중요하다. 투구수 제한으로 효과적인 계투작전은 필수적이다.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던, 1~2회 대회에서도 계투 작전이 빛을 발했다. 차우찬(LG)이 두 번째 투수로 유력하다. 불펜에서는 확실한 마무리 오승환을 중심으로 좌완 이현승(두산)의 컨디션이 좋다. 심창민(삼성) 임창민 원종현(이상 NC) 등도 나쁘지 않다. 다만 베테랑 임창용(KIA)이 얼마나 컨디션을 회복할 지는 미지수다.
타선의 조합도 중요하다. 테이블세터는 이용규(한화) 서건창(넥센)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평가전에서 테스트했지만, 이용규 특유의 커트로 상대 투수 투구수를 늘리고, 서건창이 해결하는 전력이 맞아 떨어졌다. 다만 둘 다 좌타자이기 때문에 민병헌(두산)이 테이블세터로 들어갈 여지는 남아있다. 중심 타선은 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최형우(KIA)지만, 최형우의 타격컨디션이 별로라 선발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외야수 손아섭(롯데)의 타격감이 최상인 것도 김인식 감독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최형우가 빠지면, 손아섭과 민병헌 둘 중 하나가 좌익수로 배치될 전망. 다만 이용규의 팔꿈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점도 변수다.
포수마스크는 든든한 안방마님 양의지(두산)가 쓴다. 평가전에서,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유격수는 대표팀 주장 김재호(두산)의 몫이다. 다만 핫코너 3루수는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 박석민(NC) 대신 허경민(두산)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루수와 지명타자는 김태균과 이대호가 번갈아 맡았는데, 둘의 타격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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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와 호주와의 세 차례의 평가전을 승리하고 상무, 경찰청과의 연습경기로 최종 리허설을 끝낸 대한민국 WBC 대표팀이 5일 오전 고척스카이돔에서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 이대호가 타격훈련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대표팀은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중심타선에 배치된 김태균, 이대호의 결정력을 믿어야 한다. 국제대회, 특히 WBC에서는 ‘용규놀이(이용규의 커트)’의 효과가 더욱 위력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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