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손아섭과 직접 같은 팀에서 연습과 경기를 한 것이 이번 WBC대표팀까지 3번째가 되었다. 손아섭은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2014년 아시안 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WBC 대회에서 만난 손아섭은 항상 일관된 모습으로 연습과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손아섭은 뭐든지 먹어치우는 괴물과 비슷한 속성이 있는 선수이다. 나쁜 의미가 아닌 자신의 발전을 위해 내 몸에 좋은 트레이닝은 무엇인지, 자신의 현재 몸 상태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주변 트레이너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이렇게 매일 매일 연습을 하니 현재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 2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과 쿠바 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렸다. 6회초에 손아섭 우익수가 쿠바 세스페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화 김태균과 손아섭이 같은 조로 트레이닝장에서 운동을 했다. 김태균이 사이드런지(다리를 좌우로 벌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를 하는 것을 보고 “이 동작은 어디에 좋은 거예요?”라고 물어서, 고관절의 유연성을 좋게 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팁으로 허리만 조금 더 곧게 펴고 움직이면 매우 좋은 운동이라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따라하면서 운동을 했다. 그러고 나서 운동장에서 게임 전 연습을 하는데 또 김태균 뒤에서 사이드런지를 했다. 손아섭은 “이 운동을 하면서 정말 고관절이 부드러워졌어요”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정도면 손아섭이 김태균한테 따로 트레이닝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보통 운동선수가 자신이 해왔던 트레이닝 방법, 기술의 방법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변화가 생기는 초기에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리는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잃어버리는 느낌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때 당장은 잃지 않겠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도태되어 잃어버리게 된다. 또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만드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시간을 기다리는 손아섭의 도전, 변화하려는 모습이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