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1이닝 1실점만으로도 성공입니다.”
첫 실전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심창민(24·삼성)은 지나친 기대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으나, 아직 100%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심창민의 가장 최근 실전은 지난해 10월 8일 KBO리그 문학 SK전. 134일만의 등판이었다. 감각을 다시 찾는 게 중요했다.
심창민은 19일 요미우리전 등판이 일찍이 예고됐다. 6번째 투수이자 맨 마지막 투수다.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가 뽑힌 가운데 심창민이 9회를 책임지는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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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창민은 지난 19일 요미우리전에서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
심창민은 계획보다 더 빨리 마운드에 올랐다. 0-4로 뒤진 8회말 2사 1,2루에 등판했다. 이시카와 신고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박희수(SK)의 투구수가 24개에 이르자, 투수를 바꿨다.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는 WBC를 대비한 것.
심창민은 감각 부족을 우려했지만 그의 씩씩한 피칭은 여전했다. 지난해 NPB리그에서 홈런 24개를 친 가렛 존스를 상대로 140km 속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더니 1B 2S에서 112km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추가 실점 위기도 막았다.
9회에는 더 깔끔했다. 쓰지 하루토모, 오카모토 가즈마도 삼진 아웃. 3B 1S에서 쓰지는 심창민의 공 2개에 반응했으나 연속 헛스윙. 오카모토는 스트라이크 3개를 가만히 서서 지켜봤다. 3타자 연속 삼진. 야마모토 야스히로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마지막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투구수 15개 중 스트라이크가 11개(73.3%)였다. 헛스윙은 5번. 요미우리 타자가 심창민의 공을 배트에 맞힌 건 2번. 그 결과는 파울(존스)과 투수 땅볼(야마모토)이었다. 심창민 뒤의 7명 야수에게 향한 공은 없었다. ‘언터쳐블’이었다. 미끄러운 공인구 적응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심창민의 쾌투는 장원준(두산)의 3이닝 퍼펙트 피칭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쾌조의 컨디션이라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이는 심창민을 향한 기대치를 높인다.
잠수함투수의 가치는 국제대회에서 더욱 부각된다. 사이드암 심창민은 2015 프리미어12에서 기회(2경기 2이
그의 말과 다르게 기대 이상의 피칭이었다. 자연스레 오는 22일 요코하마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심창민은 이 경기에도 등판해 1이닝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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