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가장 치열한 경쟁 포지션은 지명타자?
경쟁률은 2대1이다. 그런데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타선의 중짐을 잡아줄 동기생 김태균(35·한화)과 이대호(35·롯데)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이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요미우리와 첫 실전을 갖는다. 이대호가 17일 합류하면서 야수 15명이 모두 모였다. 이탈자도 없다. 모두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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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왼쪽)와 김태균(오른쪽)은 WBC 대표팀 첫 훈련부터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
김태균과 이대호가 1루수와 지명타자를 나눠 맡을 예정이다. 김 감독은 상대 및 상황에 따라 둘의 포지션을 바꿔갈 생각이다.
문제는 둘 다 지명타자를 선호한다는 점.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재미있는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서로를 1루수로 적극 추천했다.
이대호보다 3시간 전 취재진 앞에 선 김태균이 선공이었다. 김태균은 “(이)대호는 (KBO리그보다 레벨이 높은)NPB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를 맡았다. 나보다 1루 수비가 더 낫지 않겠나”라면서 “대호가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내가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명타자로 뛰고 싶은 건 이대호도 마찬가지. 이대호는 “김태균을 1루수로 적극 추천한다”는 말을 두 차례나 했다. 이대호는 “수비 부담을 받으면 좀 그럴 것 같다. 김태균이 1루수로 뛰고 내가 지명타자를 맡길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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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오른쪽)가 17일 WBC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
그들이 정말 1루수를 죽어도 맡기 싫은 건 아니다. 태극마크 다는 걸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두 선수다. 어떤 자리든지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다. 이대호는 “태균이와 몸을 잘 만들어 누가 어느 자리에 서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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