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넥센히어로즈 신임 감독에 오른 장정석(43)은 현장 경험이 전무하다. 선수 생활을 마친 후 프런트의 길을 택했고, 기록원을 거쳐 선수단 매니저, 운영팀장을 거쳐 감독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신 유행인 프런트 출신 감독이 한국에도 등장한 것.
지난해 10월말 지휘봉을 잡은 그는 마무리 훈련을 거쳐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첫 시즌을 치르기 위한 뼈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8일(이하 한국시간)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만난 그는 "마무리 훈련이 그동안 코치진이 많이 보지 못한 유망주들이나 손이 가야 하는 선수들을 위주로 진행됐다면, 이번 캠프는 시즌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치르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셔닝에 주력할 생각"이라며 계획을 제시했다.
![]() |
↑ 장정석 신임 넥센 감독은 존중하고 존중받는 팀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
코치 경험은 처음이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알렸다. 롤모델로 삼고 싶은 지도자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딱 한 명을 꼽기는 그렇다"고 답한 그는 "뒤에서 현장을 계속 지켜보며 경험이 많은 감독님들을 많이 봐왔다. 그분들의 좋은 점, 혹은 '이런 점은 선수들이 어려워하는구나'라고 느낀 점들이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두의 장단점을 보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프런트 출신 감독이 최근 대세가 된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현장과 프런트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프런트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양측의 원활한 소통은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다. 장 감독은 "그런 점에 있어 프런트 경력이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성장 배경을 잘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들이 역할이 바뀐 자신을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운영팀장을 하다 감독이 되니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편해질 거라 생각한다"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또 하나의 흥미로운 실험이 될 그의 첫 시즌. 그는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가를 묻는 질문에 '존중'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존중해주고, 존중받는 감독이 되고 싶다. 서로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 선수와 감독,
흰 도화지에 구도를 잡아가기 시작한 장 감독과 2017년 넥센 선수단은 오는 15일까지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진행한 뒤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