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열리는 2017 월드베이스볼크래식(WBC) 1라운드 A조경기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대표팀과 같은 조에는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이 편성돼 있다. 대한민국의 첫 경기는 상대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야구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지만 지난해 9월 미국 브루클린에서 열린 WBC예선전에서 영국, 파키스탄, 브라질을 물리치고 당당히 서울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팀이다.
대표팀 전력분석위원으로 당시 뉴욕에서 이스라엘의 경기를 지켜봤다. 사실 이스라엘 야구에 대해서는 예전 박찬호 도우미로 잘 알려진 LA 다저스의 숀 그린이 유대인이라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WBC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인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기를 보고 가장 경계해야 할 복병으로 이스라엘을 꼽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이스라엘 경기를 지켜보며 두 가지에 놀란 부분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관중 대부분이 이스라엘을 응원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선수들의 구성이었다.
↑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WBC예선에서 이스라엘을 분석한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 사진=이종열 위원 제공 |
MLB닷컴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이스라엘이 WBC에 나설 선수 15명을 확정했다’는 기사를 전했다. 이를 보면 뉴욕 메츠의 타이 켈리와 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샘 플루드, 2012년 홈런 32개를 친 아이크 데이비스(전 뉴욕 양키스),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올린 우완 투수 제이슨 마퀴스(전 신시내티레즈), 제이미 블리치(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네이트 프리먼(보스턴 레드삭스), 조시 자이드(전 뉴욕 메츠) 등이 대표팀 합류를 확정했다. 또한 메이저리거인 작 피더슨, 제이슨 킵니스, 대니 발렌시아, 크레이그 브리슬로가 이스라엘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후보로 언급됐다(다만, 작 피더슨은 29일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 WBC 불참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의 선발로 등판이 예상되는 투수는 제이슨 마퀴스이다. 마퀴스는 199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2000~2013, 2015 377경기 124승 118패 평균자책점 4.61 1968.1이닝 1114실점 1008자책점)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우완 스리쿼터 유형으로 직구,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미국 브루클린 예선 3경기 중 두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첫 경기 영국을 상대로 3이닝 2피안타 1볼넷 1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3일 뒤인 영국과의 결승전에도 선발로 나와 4이닝을 5개의 삼진을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도 확인되듯 마퀴스의 최고 강점은 경기운영능력이다. 140km 전후의 싱커를 주로 던지며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한다. 매 투구 똑바로 오는 볼이 없을 정도로 볼의 변화가 심하다. 그래서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보다는 볼에 쉽게 손이 나가게 되며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마퀴스를 공략하는 방법은 경험 많은 선수들의 노련미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겠다. 힘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유형이 아니라 볼의 무브먼트를 활용해 타자를 잡아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타석에서 볼을 잘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스트라이크를 넣기 위해 밋밋하게 밀려들어 오는 볼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1, 2번 타순에서 찬스를 만든 후 중심타선에서 큰 것 한방을 노려 승리를 잡아내는 전략도 생각해볼만하다. 지난 프리미어12 대회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7회 이용규의 볼넷 후 이대호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승리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스라엘은 타선의 힘 보다는 투수의 힘으로 승리를 만드는 팀이다. 메이저리거 타자들이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