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내가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빅보이’ 이대호(35)가 6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호는 30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김창락 대표이사로부터 익숙한 10번 유니폼을 받아 착용했다. 지난 24일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2011시즌 후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해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까지 5시즌 동안 해외에서 활약한 이대호는 6년 만에 롯데로 돌아왔다. 이날 입단식에 짧은 머리로 나타난 이대호는 기자회견에서 롯데로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입단식을 마친 이대호는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출국하는 롯데 선수단에 합류해 함께 스프링캠프로 떠난다. 이대호는 다음달 20일, 먼저 귀국해 월드베이스볼(WBC)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대호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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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전 잠실 롯데호텔에서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 입단식을 가졌다. 이대호가 김창락 대표이사로부터 롯데 유니폼을 전달받은 후 유니폼을 입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대호는 이 자리에서 후배들을 위해 부드러운 주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 6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소감은?
“롯데가 제시한 조건도 좋았지만 언젠가는 돌아와야 할 팀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이번 시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올해가 아니면 돌아오기까지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저를 좋아하시는 팬들도 지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팬들 때문에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 2010시즌 후 롯데 구단과 연봉 문제로 조정신청까지 갔었다.
“그 당시에 연봉조정신청을 안하면 구단과 더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조정신청을 통해 내가 지면 승복한다고 생각했다. 조정신청을 했다고 해서 구단에 안 좋은 감정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조정신청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생각이 강했다.”
▶ 롯데와 계약 후 부인과 통화하면 눈물을 보였다고? 롯데 복귀에 어떤 감정이었나?
“와이프가 울길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힘든 기억이 생각났다. 외국에서 적응하는 게 재미도 있었지만, 언어도 그렇고, 처음 외국 생활할 때 힘들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눈물도 났다. 돌아와서 아쉬움도 있었고, 남편으로서 미안함도 있다.”
▶ 주장이다. 롯데에서 키플레이어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내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남들보다 두 배로 노력하겠다. 더 중심을 잡고 후배들을 이끌겠다.”
▶ 주장으로 어떤 리더십을 기대해봐도 좋을까.
“예전에 롯데에서 무서운 선배였는데 이제는 부드러워져야 하지 않겠나(웃음). 좀 더 칭찬을 하겠다. 더 띄워줄 수 있도록 자신감 가질 수 있게 하겠다. 아직도 강민호나 손아섭이 나를 무서워하는데 지금은 나보다 더 인기가 많지 않나. 마음을 열어서 부드러움을 강조하겠다.”
▶ 4번타자도 맡아야 한다. 올해 성적을 기대해 봐도 좋겠나.
“전준우나 손아섭이 내 앞에 있을 것 같은데, 잘해 줬으면 좋겠다. 뒤에는 강민호나 최준석이 받쳐주니까 나도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도움을 받으면 개인성적도 올라갈 것이고, 그러다 보면 팀 성적도 올라가지 않겠다. 선수들과 함께 하는 그림을 만들겠다. 외국에 있을 때도 롯데 경기는 챙겨 봤다. 아쉽게 지는 경기도 많이 봤다. 나도 새로운 투수들 만나야 하는데 비디오 많이 보면서 연구 많이 해야 한다. 개막전부터 잘 할 수 있도록 몸 잘 만들어 놓겠다.”
▶ 이대호가 롯데를 비
“작년에 NC에 안 좋았던 것 안다.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지역라이벌이니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창원에도 롯데팬이 많다. 창원지역의 롯데팬들을 다시 사직야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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