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정확히 1년 전 고종욱(28·넥센)은 “잘 했지만 더 잘해서 더 크게 인정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주전 외야수가 되는 게 꿈이라던 고종욱은 이택근-임병욱-대니 돈 체제의 구상을 깨트렸다. 지명타자가 아닌 외야수. 그의 주 포지션이다.
2년 전 100안타만 쳐도 좋겠다던 그는 상향 조정했던 150안타 기록도 넘어섰다. 많은 시즌을 소화한 건 아니다. 풀타임은 2시즌이다. 하지만 풀타임 1년차보다 2년차가 더 좋았다. 발전했다. 그리고 인정받았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예비엔트리에도 뽑혔다.
고종욱에게 브레이크는 없다. 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는 풀타임 3년차인 2017년이 매우 특별한 해라고 느낀다. 고종욱의 야구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올해, 그는 준비과정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한 계단을 오르기 위해 변화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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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욱은 2015년보다 2016년 더 발전된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2017년에는 더 잘 해야 한다.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고종욱은 지난해 매서운 타격 솜씨를 뽐냈다. 시즌 중반까지 타율-안타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시즌 막바지 다리 통증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타율 0.334 176안타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타율 2푼4리가 올랐고 50개의 안타를 더 때렸다.
아쉬움이 있다. 고종욱은 “그때는 너무 아파 뛰기 힘들었다. 경기에 못 뛰니 흐름이 끊기며 배트가 너무 안 맞았다. 더 잘 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지 모른다”라고 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치른 시즌이다. 염경엽 전 감독도 지난해 넥센의 선전 중 하나로 풀시즌 2년차였던 고종욱과 김하성의 성장을 꼽았다. 그 또한 “부상 외에는 다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부족하고 보완할 점도 있지만 장점이 많아지고 있다. 고종욱은 “퍼즐조각을 다 끼워야 완성이지 않은가. 이를 완성시키는 재미가 있다. 2015년까진 퍼즐이 5개만 있었던 것 같다. 지난해 2개를 더 맞혔다. 올해도 1,2개를 더 맞히고자 한다”라며 “공격, 수비, 주루 등 두루 다 완벽하게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셋 다 자신은 있다. 아쉬웠던 부분을 고쳐나가면 분명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종욱은 “끝없이 올라가고 싶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올라가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라며 “특히 올해는 내게 특별한 해 같다. 야구인생에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는 진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팀마다 대표하는 외야수가 있지 않은가. 넥센 같은 경우 (이)택근이형이 있다. 택근이형 다음으로 ‘넥센에서 잘 하는 외야수’로 인정받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중요한 해이기에 예년보다 더욱 준비도 철저하다. 신경 쓸 것도 많다. 고종욱은 하루 운동 중 순발력 보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에만 중점을 두지 않았다. 고종욱은 “스피드가 있어야 힘도 발휘할 수 있다. 야구는 순간 스피드가 중요하다. 그래서 평일마다 1시간씩 순발력 운동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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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욱은 2017년 OPS 향상을 목표로 세웠다. 그렇기 위해 스타일도 바꿀 계획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고종욱은 주로 2번 타순에 배치, 서건창과 함께 돌격대장 임무를 맡았다. 밥상만 차리지 않았다. 찬스에도 강했다. 고종욱의 득점권 타율은 0.409였다. 한때 리그 1위기도 했다(최종 5위).
그렇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고종욱은 더 잘 하기 위해 올해 변화를 추구한다. 그가 신경 쓰는 기록은 OPS(장타율+출루율)다.
고종욱의 지난해 출루율은 0.370이었다. 2015년보다 1푼2리가 올랐으나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는 지난해 삼진 103개로 리그 공동 8위였다. 볼넷은 28개로 적었다. 어렸을 때부터 루킹 삼진이 싫었다는 그는 타석에서 꽤 공격적인 편이다. 오랜 습관을 버린다. 치지 않으려고 해야 볼넷도 얻을 수 있다.
장타율도 끌어올린다. 고종욱은 지난해 장타율이 0.464에서 0.455로 낮아졌다. 목동구장에서 고척돔으로 환경이 바뀐 차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부적응은 아니다. 장타 개수는 39개로 같다.
고종욱은 “타격은 나름 인정을 받으니 그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려 한다”라며 “타격 스타일을 장타 위주로 좀 바꾸려 한다. 힘은 좋은 편이다. 컨택, 스피드도 조금은 갖췄다고 자부한다. 타점, 홈런 등도 조금씩 늘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종욱은 목표의식도 뚜렷하다. 그의 포부도 솔직하다. 팀 내 야수 중 가장 잘 하자. 욕심일 수 있지만 자신감은 넘친다. 고종욱은 “일단 안타 목표를 190개로 잡고 200안타까지 도전해보려 한다. 다른 기록이나 활약에서도 동료들에 뒤지고 싶지 않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비상’은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고종욱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팀은 번번이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올라야 할 계단이 하나가 아니다.
고종욱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많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LG가 우리보다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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