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사자군단에 합류한 우규민(32·삼성)은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도 파란색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설레는 게 많다.
그 무엇보다 이승엽(41)이 동료다. 함께 뛰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우규민은 “이승엽 선배를 상대한 적은 있어도 동료로 함께 뛴 적은 별로 없다. 내겐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우규민은 이승엽과 함께 뛴 경험이 거의 없다. 올스타전에도 삼성과 LG는 다른 팀이다. 우규민이 한 차례(2007년) 뛰었을 당시 이승엽은 일본 무대(요미우리)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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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규민은 LG를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는 4년간 재미있는 야구를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어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런데 주어진 시간은 딱 1년이다. 한국야구의 전설인 이승엽은 1시즌만 더 뛰고 현역에서 은퇴한다.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승엽이 현역을 연장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승엽은 박수 칠 때 아름다운 퇴장을 희망하고 있다.
우규민은 “비록 1년뿐이지만 그 마지막 시즌을 동료로 함께 한다는 건 내게 더 없는 영광이다. 이승엽 선배를 멋지게 보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우규민의 새 팀이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03년 LG에 입단한 우규민은 지난해 말 FA 권리를 행사한 뒤 삼성과 계약했다. 몸값은 4년 65억원이다.
오랫동안 정들었던 LG를 떤다는 게 쉽지 않았으나 삼성은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진정성 있게 그와 협상테이블을 차렸다.
우규민은 “올해 부진했다(28경기 6승 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1). 하지만 삼성은 내 커리어(402경기 56승 58패 65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74)를 인정했다. 그리고 내 미래에 대한 기대치도 높이 평가했다. 그 점에서 만족스러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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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규민(왼쪽)과 이승엽(오른쪽)이 투-타 맞대결을 펼치는 풍경은 종종 봤다. 그러나 이제 그럴 일은 없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삼성이 지난해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도 그와 인연이 있다. 지난해 4월 26일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훌륭했다. 투구수는 94개.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아쉬움이 컸지만 그 순간만큼은 가장 빛났다.
우규민은 “새 구장의 크기는 작다. 홈 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좌우 99.5m-중앙 122.5m)까지 거리가 짧으나 마운드까지 거리는 같다. 홈런이 많이 나온다고 하나 원래 구장 크기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최신식 시설이 더 눈에 띈다. 관중석과도 거리가 가까운데, 팬과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어 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에서 보낼 첫 시즌, 어떤 성적을 거둬야 스스로 만족할까. 우규민은 구체적인 기록을 밝히진 않았다. 대신 지난해 부상 악령에 시달렸던 팀에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는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했다.
우규민은 “숫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한 시즌 동안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구단이 내게 거는 기대치라고 생각한다. 성적이란 게 나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 역량을 발휘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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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규민의 이적 첫 시즌 목표는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좋은 분위기에서 재미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는 우규민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재현까지는 아니더라도 4년 동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 삼성도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 힘을 모아 명가 재건의 밑바탕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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