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이쯤 되면 WBC 대표팀이 아닌 ‘오승환 대표팀’이라고 불러야 될 것 같다. 김인식 감독의 정도를 넘은 오승환 바라기에 대표팀의 정체성 마저 흔들리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오승환 발탁과 관련된 논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 지난 11월 엔트리발표 때 오승환을 제외하면서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를 김 감독 스스로 이슈의 중심으로 끌어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필요한 전력이기에 대표팀에서 속죄하는 의미로 던질 기회를 주자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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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유달리 오승환에 대한 관심만 쏟고 있어 의아함을 자아낸다. 사진=MK스포츠 DB |
오승환의 필요성, 오승환 자신의 의사, 오승환에 대한 여론추이 변화 등 모든 초점에 관심을 갖는 이는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 뿐이다.
그 사이 WBC 대표팀에 대한 진지하고 의미 있는 담론들은 뒤로 밀려났다. 당장 이번 대회를 떠나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볼 세대교체 이야기도 사라졌으며 차출이 쉽지 않은 다른 해외파(추신수 김현수 등) 야수에 대한 마땅한 대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그 외 획기적인 대표팀 훈련방안 및 패러다임은 아무것도 제시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 어느 새 대회가 코앞에 다가왔다.
오승환 발탁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떠나 선수 한 명이 팀 전체를 구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발진, 불펜이 막아주지 못하면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은 등판도 어렵다. 타선이 득점을 내주지 못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리스크 속에서도 대표팀 감독이 한 선수에게만 유례없는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정작 준비하고 챙겨야할 일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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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사진) 한 명이 대표팀을 좌우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전체 대표팀의 합심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김 감독은 이번에는 오승환에 대한 신경만 쓰고 있다.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행보다. 코앞에 닥친 WBC. 오승환 대표팀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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