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FA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이승현(25)은 깜짝 놀랐다. 보호선수(20명) 미포함으로 삼성 이적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긴장의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22일 “삼성에 가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얼떨떨했다. 심정이 복잡한 가운데 할 일도 많아졌다. 전라남도 화순 출신인 그는 대구에 집도 구해야 한다. LG에서 뛸 때는 숙소 생활을 했다.
섭섭함도 크다. LG는 그의 첫 프로팀이다. 이승현은 2010 신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이 팀에서 오랫동안 뛴 뒤 은퇴하는 게 그의 꿈 중 하나였다.
이승현은 대구와 인연이 없다. 삼성에 친한 선수도 없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니 삼성과 인연이 있다. 이승현이 유년 시절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삼성 소속의 노장진이었다. 노장진의 속구가 참 마음에 들었다.
↑ 이승현은 멘토 우규민과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승현은 2015년 7월 4일 대구 경기에 5번째 투수로 등판해 공 6개를 던져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공식 삼성전 첫 등판이다. 공교롭게 당시 삼성의 선발투수가 차우찬(승리투수)이었다.
그의 휴대폰에도 연락이 쇄도했다. 하나같이 축하 전화였다. 부모님도 그의 삼성행을 반겼다. 또한, 앞서 삼성과 FA 계약한 우규민도 이승현의 가세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승현은 “평소 (우)규민이형을 ‘멘토님’이라 부르며 따랐다. 규민이형이 ‘멘토와 멘티가 다시 만났구나’라며 반겨줬다”라고 했다. 둘은 새 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적응해간다.
이승현은 2011년 오른 팔꿈치 수술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13년 12월 소집해제된 그는 재활에 힘썼다. 그리고 프로 데뷔와 함께 점차 입지를 키워갔다. 150km의 빠른 공도 던진다. 이승현은 “팔꿈치 상태는 매우 좋다. 수술 이후 한 번도 통증을 느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은 LG에서 불펜 자원이었다. 프로 통산 53경기를 모두 구원 등판했다. 스스로도 불펜을 선호한다. 짧은 이닝에 온힘을 쏟아 피칭하는 걸 즐겼다.
삼성은 올해 임창용, 안지만의 이탈로 불펜이 약화돼 어려움을 겪었다. 이승현에겐 기회다. 그는 “지금처럼 해왔듯이
이승현의 올해 목표는 40경기 50이닝이었다. 38경기 41이닝으로 조금씩 모자랐다. 그는 “내년에는 50경기 60이닝을 목표로 세웠다. 그 목표를 이룬다면 분명 팀에 보탬이 될 것 같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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