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01년 프로에 입문한 박한이(37·삼성), 그의 17번째 시즌 준비 속도는 예년보다 더딘 편이다. 내년 2월 1일 괌에서 시작할 스프링캠프에 그의 얼굴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베테랑은 조급해하지 않는다. 더 멀리 내다보며 천천히 한 걸음씩이다.
박한이는 올해 가장 힘겨운 시즌을 소화했다. 시즌 도중 무릎 수술을 했다. 희망대로 그라운드 복귀는 빨랐지만 잦은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선발 출전 명단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컨디션 관리에도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박한이는 개인 통산 2000안타(역대 9호) 및 16시즌 연속 100안타(역대 2호)를 달성했다. 또한, 개인 9번째 3할 타율을 기록했다. 0.287까지 떨어졌지만 마지막 10경기에서 안타 17개(42타수)를 몰아쳐 0.301까지 끌어올렸다. 험난했지만 박한이의 ‘클래스’를 엿봤던 한 해다.
↑ 박한이는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이다. 서두르지 않는다. 건강을 되찾는 게 올 겨울 가장 큰 목표다. 사진=MK스포츠 DB |
박한이의 재활 과정은 순조롭다. 가볍게 개별 운동도 하는 중이다. 다만 ‘과속’은 없다. 괌 스프링캠프 본진 합류도 어렵다. 내년 2월은 박한이의 재활과정 4개월째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몸을 만드는 것이다.
박한이는 “수술 3개월 뒤 검진 예정이다. 괜찮다는 주치의의 소견이라면 러닝, 배팅 등도 할 수 있다”라며 “스프링캠프에 빨리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칫 무리를 했다가 올해 같은 아픔을 겪을지 모른다. 간다면 훈련, 연습경기도 정상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때문에 천천히, 그리고 튼튼하게 몸을 만들고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는 다소 늦더라도 정규시즌 준비는 차질이 없다. 박한이는 KBO리그의 새 역사를 쓸 준비도 됐다. 내년 100안타를 칠 경우, 양준혁을 넘어 사상 최초 17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
이제 1시즌만 남았다. 박한이는 “해야 하지 않겠나. (신기록 부담 등은)힘들지 않다. 몸 상태만 괜찮다면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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