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야구에서 울음따위는 없어!"
영화 ’그들만의 리그’에서 톰 행크스(지미 듀건 역)는 눈물을 글썽이는 선수에게 이렇게 다그친다. 그렇다. 야구장은 냉정한 승부의 세계. 눈물따위는 쉬이 허락되지 않는 장소다.
그러나 우주의 기운이 모인 탓일까. 2016년 메이저리그에는 유난히 눈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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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계약 기간 1년을 남기고 양키스와 작별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눈물의 은퇴 선언
마크 테셰이라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뉴욕 양키스의 두 노장 선수는 팀의 리빌딩 계획에 따라 시즌 중반 은퇴를 선언하고 팀을 떠나야했다. 시즌이 끝난 뒤 FA가 되는 테셰이라는 재계약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용한 은퇴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400홈런과 골드글러브 5회 이상 수상을 동시에 기록한 아홉 번째 선수인 그는 그렇게 조용히 물러났다.
로드리게스는 아직 2017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시즌 도중 방출 조치됐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야구를 사랑하고, 이 팀을 사랑하지만 오늘 나는 이 둘에게 모두 작별을 고한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의 은퇴식이 열린 날, 하늘도 슬펐는지 브롱코스의 하늘에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그는 구단 자문 및 인스트럭터로 남은 계약에 대한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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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오티즈는 마지막 현역 시즌을 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안녕, 빅 파피!
’빅 파피’ 데이빗 오티즈는 시즌 시작에 앞서 미리 은퇴를 예고하고 시즌에 돌입했다. 은퇴 투어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그가 가는 팀마다 조촐한 기념 선물을 마련하며 오티즈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오티즈는 시즌 타율 0.315 OPS 1.021 38홈런 127타점으로 맹위를 떨쳤지만, 동시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내셔널리그 원정경기에서는 5회 만에 교체되는 등 세월의 무게에 눌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즌 내내 유쾌한 모습으로 경기를 치렀던 그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패배로 시즌 종료가 확정된 뒤 펜웨이파크 그라운드에서 팬들의 환호를 들은 뒤에야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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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스 필더는 부상으로 더 뛸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원치않는 은퇴
그래도 위에 소개된 셋은 산전수전 다 겪은 뒤 은퇴를 할 수 있어 행복한 선수들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지명타자 프린스 필더는 32세의 젊은 나이에 목디스크로 경기를 더 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며 타의로 은퇴를 하게됐다. 그는 지난 8월 이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두 아들과 함께 등장,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참을 수 없는 슬픔을 토해냈다. 이 장면은 앞으로도 한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슬픈 기자회견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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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세의 죽음은 모두를 슬프게 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안타까운 죽음
시즌이 막바지로 흘러가던 지난 9월 25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마이애미 말린스 우완 에이스 호세 페르난데스의 사망 소식. 페르난데스는 지인들과 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보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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