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로드 FC' 정상에 도전한 일본 남성강자는 동종업계에서 위대한 경력을 쌓은 연상 부인을 두고 있다.
■챔프 되지 못한 비운의 부부
장충체육관에서는 10일 로드 FC 35가 열렸다. 일본 대회사 ‘슈토’의 제6대 -70kg 환태평양챔피언 사사키 신지(36)는 제2대 라이트급(-70kg) 챔피언 권아솔(30·압구정짐)의 2차 방어전 상대로 나섰으나 3분37초 만에 그라운드 펀치로 TKO 됐다.
경기 종료 후 공식인터뷰에서 사사키는 “아내가 끝내 챔피언 벨트를 얻지 못하고 은퇴했다”면서 “나 역시 슈토에서는 환태평양챔프에 그쳤기에 로드 FC에서는 정규타이틀을 획득하고 싶었다”고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다.
사사키의 배우자는 세계 2위 단체 ‘벨라토르’의 2010년 스트로급(-52kg) 토너먼트 준우승자 후지이 메구미(42·일본)다. 당시 패배로 데뷔 23연승이 좌절되며 초대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 UFC에는 2014년에나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이 생기므로 세계 최강자로 공인받을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 후지이 메구미(사진)는 종합격투기 역대 P4P 여성 4위로 평가된다. 사진=후지이 메구미 SNS 공식계정 |
↑ 전 슈토 환태평양챔프 사사키 신지(가운데 왼쪽)가 로드FC 타이틀전 패배 후 승자 권아솔(가운데 오른쪽)의 절을 받고 있다. 사사키는 후지이의 남편이다. 사진(장충체육관)=옥영화 기자 |
↑ 세계 2위 단체 벨라토르는 69번째 넘버링 대회 포스터에서 후지이 메구미를 ‘세계 일인자’로 설명했다. |
■MMA 여성 역대 4위
그러나 미국 격투기 매체 ‘파이트 매트릭스’ 랭킹을 보면 후지이는 ‘무관의 제왕’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2007년 1~7월 플라이급(-57kg) 세계 1위를 시작으로 2007년 7~10월과 2009년 7월~2010년 10월 그리고 2012년 4월에는 스트로급 1위였다.
MMA 파운드 포 파운드(pound for pound·P4P) 여성 역대 4위이기도 하다. P4P는 ‘pound for pound’의 ‘똑같이’라는 뜻처럼 모든 선수가 같은 체중이라는 가정하에 기량의 우열을 따지는 개념이다.
■UFC 함서희도 제압
후지이의 22연승 제물에는 훗날 UFC에 입성하는 함서희(29·Team MAD)도 있다. 일본 여성대회사 ‘스맥걸’의 2008년 스트로급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만나 3분39초 만에 팔 관절 공격으로 항복을 받았다.
함서희는 이후 일본 여성단체 'DEEP 주얼스' 제2대 아톰급(-48kg) 챔피언 그리고 로드 FC를 거친다. UFC에서는 1승 3패.
■세계 최정상급 그래플러
세계적인 그래플링 역량이 후지이 강력함의 비결이었다. 세계삼보선수권대회 준우승만 5차례 했고 2005·2007 ADCC 세계서브미션레슬링선수권대회 -60kg 동메달리스트다. ‘삼보’는 유도와 레슬링의 조합 성격이 짙은 러시아 무술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제1
정문홍(42) 로드 FC 대표는 10일 “후지이가 복귀를 원하면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사키는 “부인의 출산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선수생활 재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후지이는 2013년 10월5일 일본 도쿄에서 은퇴경기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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