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988년생인 김재환(두산)은 서른 살을 앞두고 시상대에 올랐다. 2008년 프로 입문 이래 처음이다.
김재환은 지난 8일 ‘2016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에서 김세현(넥센), 정의윤(SK)과 경쟁한 끝에 올해의 성취상을 수상했다. 기대주 꼬리표를 떼고 잭팟을 터드린 이에게 주는 상이다.
유니폼이 아닌 수트를 입고 김재환은 시상식에 참석해 트로피와 꽃다발까지 받았다. 상무 소속이던 2010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최다 득점타상을 수상했지만 마무리훈련 중이라 불참했다.
“프로에서 상을 받은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얼떨떨하다”라는 김재환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 김재환은 지난 8일 ‘2016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에서 올해의 성취상을 수상했다. 그가 수상자로서 시상대에 오른 건 프로 입문 이래 처음이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김재환은 자신의 손에 쥐어진 트로피를 보고 만져도 꿈만 같다. 그는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걸까.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자격은 충분했다. 뒤늦었지만 김재환은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개막 엔트리에 제외됐지만 퓨처스 4경기에서 타율 5할(18타수 9안타)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 4월 10일 1군 호출을 받았다. 이후 그가 2군으로 내려갈 일은 없었다.
장타를 펑펑 때리며 존재감을 키웠다. 그리고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좌익수 겸 4번타자가 그의 자리다. 134경기 타율 0.325 160안타 37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풀타임 첫 시즌에 빼어난 성적표다. 두산 소속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기록은 우즈, 심정수, 김동주에 이어 4번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결정적인 홈런 2개를 때려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에 이바지했다.
김재환은 “올해는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한 해였는데 개인적으로 만족스런 시즌이다. 개인 성적도 좋고 팀도 우승했다”라고 말했다. 지금껏 최고의 해였지만 더욱 빛날 날이 올 것이다. 또한, 반짝 활약이 아니라는 걸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김재환은 “올해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밝혔다.
김재환이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은 더 있다. 골든글러브를 포함해 총 3번의 시상식이 남아있다. 김재환도 수상 후보자 중 1명이다. 특히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또한 처음이다.
경쟁률은 14대3. 쟁쟁한 경쟁자가 많은 가운데 수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그는 최우수선수 투표에서도 56점(1위 1표·2위 1표·3위 6표·4위 9표·5위 8표)을 얻어 6위에 올랐다. 그의 활약과 공헌이 높이 평가됐다는 방증이다.
정작 김재환의 생각에는 물음표만 가득하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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