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완주) 윤진만 기자] 26일 알아인과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을 통해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뒤, 전북현대 공격수 김신욱(28)은 이철근 단장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단장님, 올해 저 이적료(추정 20억원) 값은 했죠?’
전북 입단 첫해 팀에 AFC챔피언스리그(ACL) 트로피를 안긴 김신욱의 목소리에는 유독 힘이 넘쳤다.
↑ 김신욱과 최강희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
그도 그럴 것이 김신욱은 전반기에는 기초군사훈련 여파와 팀 적응 문제로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 후반기 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차 전북이 10년 동안 바라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다.
상하이상강, FC서울, 알아인을 거치면서 중요한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2년 울산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4년 뒤, 다른 유니폼을 입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1일 전북 완주군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신욱은 달라진 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작년에 울산에서 득점상을 하고 나서 받았던 오퍼는 오퍼도 아니더라. 울산에서 100골 넣은 것과 여기서 열 몇 골 넣은 게 이렇게 다르다. (지금)오퍼가 오고 있다. 기분 좋다.”
올초 전북과 5년 계약을 한 그가 오퍼를 기분 좋게 받는 건 당장 떠나겠다는 뜻이 아니다.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을 때 행복해한다. 거액의 오퍼가 들어오는 지금, 김신욱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다고 느끼는 눈치다.
“후반기에 잠깐 잘했을 뿐인데 대표팀에서 한창 잘했을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았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저번과 똑같이 우승했을 뿐인데 더 큰 칭찬을 받고 있다. 전북에서 잘한다는 게 엄청난 무게를 갖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 일화도 들려줬다. “대표팀에 오랜만에 갔는데 친한 친구인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이 ‘너 전북 진짜 잘 갔다’고 하더라. 손흥민도 전북으로 보내준 울산 윤정환 전 감독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하고. 겨우 두 달 정도 잘했는데 그런 말 하는 걸 보니 내가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1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신욱. 사진=전북현대 |
전반기의 적응기가 있었기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고 김신욱은 돌아봤다.
“동계훈련은 하지 못하고 훈련소에서 제대로 못 먹으면서 3달을 쉬었다. 살이 빠져서 나왔다. 감독님께선 운동 그만하게 하라고 돌려서 말씀하셨는데 나는 맨날 운동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욕먹을 거면 운동하고 욕먹자고 생각하고 더 많이 운동했다. 그랬더니 몸이 올라오더라.”
“로페즈 레오 김보경 이재성 2등 2선 선수들과 같이 뛰어 성장한 것처럼 보였고, 그 축구에서 내가 재밌게 뛰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며 지원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평균 80점’을 스스로 매길 정도의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고 했다.
김신욱은 내년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팀에 완벽히 녹아들었고, 이번엔 제대로 동계훈련부터 참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
“경기가 점점 잘 보인다. 대표팀에서도 조금은 바뀐 게 느껴진다. 전성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전성기는)전북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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