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이름만 보고 선택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자리. 한국 야구-소프트볼의 미래가 걸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선거(30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두 후보가 모두 10대 공약을 발표했지만, 출마의 진정성과 공약의 현실성을 세세하게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기회가 많이 부족한 선거전 중에 MK스포츠가 두 후보를 릴레이 인터뷰했다.
기호 1번은 출사표를 던진 지 석 달, 前국회의원-前기업인이라는 ‘양날검’ 프로필로 아마야구-소프트볼계의 첫 통합 수장에 도전하는 이계안 2.1연구소 이사장(6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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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말의 현대자동차와 2000년대 초의 현대카드에서 번번이 위기의 기업을 일으키는 CEO 역할을 해냈던 이계안 후보는 스스로를 위기의 아마야구계에 필요한 ‘구원투수’ 후보로 정의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 후보는 김응용 감독의 ‘참전’으로 ‘야구인 vs 非야구인’ 대결로 부각되고 있는 현 선거판도의 프레임에 반발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뛰어야만 야구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구팬들과 야구-소프트볼 동호인들의 ‘동감’을 호소한 이 후보는 “한 차례 입시 실패를 경험한 후 입학했던 경동중학교에서 소프트볼을 시작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백구와의 오랜 인연을 설명했다.
야구에서 배운 진리로 인생을 풀어가는 ‘야구인’임을 자처하는 이 후보는 그동안 정치계 출신 회장들의 야구협회 집행부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반론을 펼쳤다. “오랫동안 아마야구계가 바로 서지 못했던 데는 딴 욕심으로 들어왔던 정치인 출신들의 무책임만큼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야구인들의 무능도 있었다. 오로지 정치인 출신 회장들 탓으로 떠넘기기 보다는 과거를 제대로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학원스포츠 바로세우기, ‘만능해법’은 아직
아마야구를 걱정하는 야구팬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분야 중 하나는 중고교 야구팀이지만,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이렇다 할 공약을 내놓지 못했다. 협회 운영 관련 공약에 ‘학부모, 코치위원회를 신설해 현안에 대해 소통하겠다’ 수준의 언뜻 소극적으로 보이는 개선을 향한 의지를 밝혔을 뿐이다.
“고민을 가장 많이 한 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 최선의 대책을 내세우기 힘들었다”고 토로한 이 후보는 “공부하는 선수를 육성해야 하는 필요성, 주말리그의 취지는 명확하고 선하지만 이를 제대로 운영하기에는 현장의 문제가 산적해있다”며 모순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보였다.
프로 구단의 신인 지명 방식과 교육 행정, 각급학교 야구팀의 운영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뒤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더 심도 깊은 토론과 주말리그 정상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 후보는 엘리트 체육 뿐 만이 아니라 건전한 학원스포츠로서 야구-소프트볼을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생활체육인 야구-소프트볼의 현안에 보건복지부의 관심을 끌어와야 하고, 학교 야구팀들을 위한 대책에는 교육부의 참여가 절대적”이라며 현행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중심의 대외 협력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전신 야구협회, 야구계의 가장 큰 문제 – 계파 갈등
적지 않은 야구인들이 정치인 출신 후보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막상 이 후보는 출마 선언 후 이런 저런 인사들을 만나보면서 정계 못지않은 ‘계파 갈등’을 느꼈다고 한다. “야구계가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많은 계파로 나뉘어져 있더라”며 안타까워하는 이 후보는 과거 야구협회 집행부에서 ‘실세’로 꼽혔던 적이 있는 일부 인사들과의 관련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박노준 우석대 교수와 만난 적이 있는데 본인이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며 스스로 말을 아꼈다. 그 분은 지금 나의 선거와 전혀 관계가 없다. 그 외에도 여러 분들을 만나면서 야구인들의 관계가 참 복잡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 곁에 누가 있어서 회장이 되면 안 된다는 소리는 근거 없는 모함에 가깝다”고 단호하게 반발했다. 이 후보는 협회의 공정성,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면서 “집행부는 참신하고 역량 있는 인재들로 꾸릴 것”을 약속했다. 이 후보의 10대 공약에는 협회 임직원 공개채용이 포함됐다(5번 협회 운영관련 공약 실행안).
▶ 이계안 후보의 10대 공약
협회운영의 탈정치 / 아마-프로 상생하는 야구 생태계 조성(실업팀 창설, 사회인야구팀 지원 등) / 재단법인 ‘109(백구) 후원클럽 결성(후보 10억원+99억원 조성) / 협회의 행정서비스센터화(민원센터 설치, 학부모-선수-지도자를 위한 원스톱 행정서비스) / 협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비리관련자 원스트라이크 아웃, 협회 임직원 공개채용) / 여자야구-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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