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2년 만에 홀드왕(한현희→이보근)과 세이브왕(손승락→김세현)을 배출했다. 새 얼굴인데 그렇다고 완전 새 얼굴은 아니다. 기존 선수들의 재발견과 함께 뒷문이 단단했다. 넥센의 기대 이상 선전 배경이다. 그렇다고 둘이 다 한 건 아니다. 타이틀은 못 땄지만 그들과 함께 빛났던 ‘소금’ 김상수도 있었다.
시즌 전만 해도 김상수는 크게 관심 받지 못했다. 5선발 경쟁 후보서 앞서지 못한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롱릴리프. 그러나 묵묵히 제 역할을 하던 그는 승리조로 격상됐다. 그렇게 67경기에 나가 6승 5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홀드 부문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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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수는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2006년 프로 입문 후 11년 만에 거둔 개인 최고 성적이다. 경기, 승리, 홀드, 평균자책점, 이닝, 삼진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많이, 가장 좋게 기록했다.
하지만 김상수는 만족하지 않는다. 승리조라면 평균자책점을 더 내리고 패전도 줄여야 한다. 김상수는 “1년 전만 해도 ‘충성’을 외치고 있었다. 상무 시절 열심히 준비했던 게 주효했다”라면서 “평균자책점이 높고 패전도 많다. 아무리 타고투저의 흐름이라 해도 승리조라면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올려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패전은 승리의 50% 정도여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무실점 경기가 많지만 간혹 대량 실점을 할 때가 있다. 김상수가 흔들리는 날은 넥센이 위험하다는 것. 그는 “1경기 부진해 와르르 무너지면 평균자책점을 회복하는데 1달이 걸리더라”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7월 부진을 아쉬워했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7.59(10⅔이닝 9실점)로 가장 나빴다. 5경기 연속 실점했고 월간 피안타율도 유일한 3할대(0.380)였다.
김상수는 “7월이 너무 안 좋았다. 시즌을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아쉽다”라며 “체력 및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승리조라서 나의 부진으로 팀이 역전패를 할 경우 일주일동안 힘이 든다. 죄책감이 생기고 위축이 된다.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공을 다시 잘 던지려면 일주일이 걸리는데, 7월에는 한 달 내내 그랬다”라고 전했다.
승리조는 첫 경험이다. 시행착오도 있지만 완주했다. 그리고 직접 부딪히고 이겨내면서 노하우도 터득했다. 김상수는 “1경기 부진해도 빨리 끊고 털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 이야기를 코치님,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다. ‘너 때문에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더 많다’는 말을 들으면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올해 기록만 봐도 21번은 더 이기는데 공헌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더라”라고 말했다.
김상수의 올해 목표 중 하나는 30홀드였다. 전반기까지 17홀드로 좋은 페이스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4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김상수는 “잘 풀릴 때는 한 주에 3홀드씩 기록했다. 하지만 내가 힘이 떨어져 홀드 기회를 놓쳐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처음이라 그랬지만, 이제는 경험도 많이 쌓았다. 불펜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다. 내년에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다고 내년 김상수의 목표가 30홀드는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건 홀드보다 평균자책점(+패전)이다.평균자책점은 팀 성적과도 연결되는 면이 있다.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는 “최근에는 각종 지표가 많다. 투수의 가치도 기록적으로 나타난다. 무엇이 가장 좋은 가치일까. 결국 가장 좋은 투수는 실점하지 않는 투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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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수는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건전한 경쟁은 성장의 밑거름이다. 김상수는 새로 시작하는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넥센의 마운드는 내년 더 높아진다. 통산 75홀드의 한현희와 30홀드의 조상우가 부상을 털고 복귀한다. 내부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상수는 “후배들의 성장은 내게 좋은 자극제다. 덕분에 내가 더 열심히 하고 강해지는 것 같다. (한)현희와 (조)상우가 돌아왔다고 자리를 뺏길 수는 없다. 둘이 너무 빨리 자리를 잡는 게 독이 될 수 있다. ‘내 자리를 형들이 차지했으니 되찾아야지’라는 위기의식도 심어줘야 한다. 경쟁은 당연하다. 그렇게 돼야 팀이 강해진다”라고 밝혔다.
어느 정도 이뤄내면 자연스레 기대감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2016년의 김상수보다 2017년의 김상수를 향한 시선이 그렇다. 안주하지 않는다. 그 역시 ‘업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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