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흐르는 세월 앞에 홍성흔(39)도 어쩔 수 없었다. 홍성흔이 정든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벗었다.
홍성흔은 22일 전격 은퇴선언을 했다. 두산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홍성흔의 은퇴와 홍성흔이 팬들에게 남긴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1999년 OB(두산의 전신)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두산과의 인연을 맺은 홍성흔은 2009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하지만 2013년 다시 FA자격을 취득한 뒤 친정으로 돌아와 영원한 두산맨으로 남게 됐다. 통산 1957경기에 출전 타율 0.301, 246안타, 208홈런, 1120타점을 기록한 홍성흔은 프로야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강타자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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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 말 2사에서 두산 고영민이 장원삼의 폭투 때 득점한 후 홍성흔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 둘은 1년 뒤 나란히 두산 유니폼을 벗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 홍성흔의 기량도 점점 떨어졌다. 이미 2007년 허벅지 부상의 여파로 포수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이후 타격에만 전념하며 강타자라는 이미지는 더했지만, 두산에 복귀한 뒤로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올 시즌 부상까지 겹치며 17경기 타율 0.250에 그쳤다. 대신 김재환 박건우 국해성 최주환 등 젊은 타자들이 치고 올라왔다. 두산도 올 시즌 계약이 만료되는 홍성흔의 거취가 고민이었다. 결국 홍성흔이 은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홍성흔의 은퇴와 함께 두산은 내야수 고영민(32)을 방출하기로 했다. 두산은 25일 예정된 보류 선수 명단에서 고영민의 이름을 제외할 계획이다. 고영민은 2007년 2익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두산 주전 2루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로 뽑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드는 어시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기회가 줄었다. 오재원에 주전 2루수 자리를 넘기며 입지가 줄기 시작했다. 올해는 1군에서 8경기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두산은 내야진이 촘촘하다. 상무에서 전역한 이원석이 FA자격을 얻어 삼성에 이적할 정도로 두산 내야진은 풍부하다. 게다가 류지혁, 서예일 등 젊은 내야수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영민의 자리는 없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두산은 오프시즌 선수단 재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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