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이원석(30)을 영입했다. 내부 FA인 차우찬(29)과 최형우(33) 잔류를 우선시했던 삼성이다. 12년만의 외부 FA 보강이라 더 의아했다. 그러나 ‘젊은 팀’과 ‘무한경쟁’이라는 김한수 감독(45)의 기조에 딱 들어맞는다.
FA 3호 계약이다. 총액만 27억원이다. 얼지 않은 FA 시장을 고려해도 ‘저렴한’ 금액은 아니다. 전년도 연봉 200%+선수 1명 혹은 전년도 연봉 300%를 보상해야 한다. 이원석의 2016년 연봉은 1억5000만원. 유망주 출혈도 감수한다. 30억원+@의 ‘과감한’ 투자다.
이원석의 영입 배경은 김 감독의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김 감독은 젊고 활력 넘치는 팀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 새 판을 그리고 패기와 활기로 채색한다. 베테랑을 존중하나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다. 무한경쟁은 그의 취임 일성이었다. 스스로 고정관념도 버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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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석은 FA 3호의 주인공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은 새 얼굴과 함께 더 젊어진다. 이원석의 FA 영입을 통해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작은 조각일 뿐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 감독은 단결력을 중요시여기면서 내부 경쟁을 강조했다. 치열하게 경쟁해야 개인과 팀이 발전할 수 있다. 물은 위아래로 흘러야 한다. 그가 정식 취임한 지 1달이 지난 가운데 그의 발언은 자존심에 상처 입은 사자군단을 일깨웠다.
오프시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훈련 강도도 높다. 사자군단의 구슬땀이 일본 오키나와 뿐 아니라 경상북도 경산의 땅을 적시고 있다. 출발선에 다 같이 모인 선수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 선수는 “안심과 여유라는 단어를 잊었다”라고 전했다.
이원석의 가세는 ‘진짜 경쟁’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원석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올해 부상에 신음해 내야 경쟁력이 떨어진 삼성이다. 누구도 경쟁의 화살을 피해갈 수 없다.
절대 주전은 없다. 마지막 시즌을 앞둔 이승엽(40)도 1루수 경쟁에 뛰어든다. 멀티 플레이어로 가능성을 보였던 최재원(26)도 부상에서 회복됐으며, 나바로(29) 같은 내야 포지션의 외국인타자가 가세할 경우 경쟁은 더 치열해진
이원석의 영입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특히 삼성의 입맛에 잘 맞는다. 육성과 함께 내부 경쟁을 통한 발전, 김 감독이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 12년의 기다림 끝에 내린 결단은 분명한 명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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