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국 종합격투기(MMA)의 대표적인 스타들에 대해 깜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무례가 아닌 진솔함이었음을 아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는 13일 UFC 205가 열린다. 뉴욕주에서 치러지는 7737일(만 21년2개월5일) 만의 UFC 대회다. 페더급(-66kg) 공식랭킹 7위 제레미 스티븐스(30·미국)는 제4대 라이트급(-70kg)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35·미국)를 상대한다.
UFC 통산 12승 11패. MK스포츠는 UFC 아시아의 협조를 받아 단독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 UFC 페더급 7위 제레미 스티븐스(오른쪽)은 UFC 205에서 제4대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를 상대한다. |
■최두호·정찬성? 알지를 못해서…
UFC 페더급에는 14위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5·TeamMAD) 그리고 타이틀전 경력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29)이라는 2명의 한국인 강자가 있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둘 다 잘 알지는 못한다”면서 “그래도 그들이 UFC에서 한국을 잘 대표하길 바란다”는 답을 내놓았다.
스티븐스는 2012년 5월15일 정찬성이 메인이벤트를 장식한 UFC 온 퓨얼 TV 3 출전자다. 해당 흥행 메인카드였음에도 코리안 좀비가 낯설다니 당황스러웠다.
■투수도 펀치의 일환
미국 아이오와주 노워크고등학교 시절 스티븐스는 야구에도 재능을 드러냈다. 혹시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선수를 꿈꾸지 않았는지 물었다.
“나는 투수였다. 그러나 내 인생을 관통하는 것은 레슬링 그리고 16세부터 시작한 MMA”라고 회상한 스티븐스는 “대인 투기 종목은 성미에도 맞아 다른 분야보다 쉽고 자연스럽다”면서 “야구공을 던진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펀치의 다른 형태가 아니었나 싶다. 나한테 종합격투기는 직업이자 열정적인 취미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자기 몸 최고 전문가 되라
UFC 10년 차로 이번이 24번째 경기인 스티븐스. 메이저 무대에서 오래 그리고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큰 기대하지 않고 던진 말에도 성실하게 호응해줬다.
“건강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자신의 신체를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잘 돌봐야 한다”고 강조한 스티븐스는 “당신의 몸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면서 “식습관 그리고 다쳤을 때 치료방법 등에 여기에 속하겠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부상 자체를 피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이트급 복귀? 페더급 성공희망
UFC 데뷔 후 스티븐스는 라이트급 15전 7승 8패 및 페더급 5승 3패다. 라이트급 시절 훗날 제7대 챔피언이 되는 하파엘 도스 안요스(약칭 RDA·32·브라질)를 이기기도 했다. 페더급뿐 아니라 라이트급에서도 감량실패로 계약 체중 경기를 한 적 있다.
라이트급에 미련이 없는지 그리고 복귀할 생각은 없냐는 질의에 스티븐스는 “지금은 페더급에서 내가 강자라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당장은 여기가 내 집”이라고 힘줘 말했다.
■생애 최초 UFC 타이틀전 목표
스티븐스가 대결 시점에서 ‘UFC 챔피언 경력자’와 자웅을 겨루는 것은 에드가가 2번째다. RDA 등 2명은 이후 챔프가 됐기에 해당이 없다.
지난 5월29일 UFC 파이트 나이트 88에서 스티븐스는 제2대 밴텀급(-61kg) 챔피언 헤난 바라오(29·브라질)를 만장일치 판정으로 꺾었다. 대회 최우수경기(FOTN)에 선정된 명경기였다.
따라서 에드가를 이긴다면 ‘전 챔피언’에게 2연승이 된다. “만약 에드가에게 KO승을 거둔다면 내가 생애 첫 UFC 타이틀전을 치를 자격이 왜 없겠는가”라고 반문한 스티븐스는 “그러나 페더급에는 이미 잠정챔프 조제 알도(30·브라질)가 있다. 초대 UFC 챔피언이기도 하니 그가 최우선”이라면서도 “물론 나도 타이틀 도전자가 될 준비는 됐다고 생각한다. 목적을 위해 자주 경기를 치르며 바쁘게 활동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뛴다니…
UFC 205는 3월23일 뉴욕 주의회가 MMA 합법화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가능해졌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전미농구협회(NBA) 뉴욕 닉스의 홈구장이자 미국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 장소로도 총 4차례 사용됐다.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상’이 3번 열리기도 했다.
투기 종목에서는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 두 고인의 ‘세기의 복싱대결’ 장소로 유명하다. 31전 31승의 알리와 26전 26승의 프레이저가 1971년 3월8일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헤비급(+91kg) 통합타이틀전에서 격돌했다. 헤비급 무패 복서 간의 사상 첫 세계타이틀전은 프레이저의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끝났다.
프레이저-알리의 1974년 1월28일 2차전 장소도 ‘매디슨 스퀘어 가
스티븐스도 “UFC 205는 여타 흥행과는 다른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빅쇼’”라면서 “내 상대 에드가는 UFC 타이틀전만 8차례 경험했다. 현역 종사자로 신이 나고 들떠있고 흥분된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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