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포지션 탓일까, 컨디션 문제일까.
프리미어리그 9월의 선수에 빛나는 손흥민(24·토트넘)이 10월 A매치를 다녀온 뒤로 빛을 잃었다. 지난달 15일 웨스트브로미치전부터 3일 바이어레버쿠젠전까지 5경기에서 득점 침묵중이다. 팀은 이 기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4무 1패) 팀과 함께 손흥민도 부진의 늪에 빠진 꼴이다.
문제는 골이 아니라, 골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탈아시아급으로 평가받는 역동성을 활용한 빈 공간 침투, 반 템포 빠른 슈팅이 좀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측면으로 빠져 동료와 공을 주고받고, 전방 압박에 에너지를 쏟는 일이 10월 그가 보여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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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은 3일 옛팀 레버쿠젠과 맞대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27분 교체됐다. 팀은 0-1로 패하며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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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는 9월28일 CSKA모스크바전, 아래는 11월3일 레버쿠젠전 손흥민 활약상. 패스(파란 화살표) 드리블(초록 별모양이 성공)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자료=포포투 스탯존 |
손흥민은 지난 9월 CSKA모스크바 한 경기에서만 6개의 슈팅을 때려 그중 하나를 결승골로 만들었다. 후반 교체 출전한 웨스트브로미치는 차치하고라도 레버쿠젠과 홈 원정, 본머스, 레스터시티전 등 선발 출전한 최근 4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슈팅수는 도합 4개밖에 되지 않는다. 4개 중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한 슈팅은 없었다.
손흥민이 현재 처한 상황은 3일 레버쿠젠과 UEFA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백, 횡패스가 잦고, 드리블 돌파는 두 번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하나의 찬스 생성 외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27분 교체아웃했다.
위 그림을 보자. 윗쪽은 모스크바(9.28), 아랫쪽은 레버쿠젠전(11.3) 선수 개인 활약상이다. 한눈에 봐도 차이가 명확하다. 모스크바전에선 양측면과 최전방을 활발히 오가며 공격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레버쿠젠전에선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포지션 배치 문제로만 봐야 할까. 손흥민은 원톱으로 출전한 경기에도 선호하는 좌측면(위 그림 레버쿠젠전 참조)에 오랜 기간 머무른다. 부상 중인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서 버텨주면 더 많은 공간이 생길 순 있지만, 케인만으로 최근의 부진을 설명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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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머스전 활약상. 자료=포포투 스탯존 |
레버쿠젠의 거센 압박 탓으로 돌리기에도 무리다. 그럼 본머스전(10.22) 부진을 설명할 길이 없다. 본머스전에서 손흥민은 올시즌 들어 가장 소극적이었다. 선수 본인이 듣기 싫어할 수도 있는 ‘기복’이란 단어를 슬슬 꺼낼 때가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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