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마산구장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9월 24일 건립됐다. 첫 포스트시즌(한국시리즈만 개최)을 열하루 앞둔 날이었다. 오랜 역사에도 NC가 창단해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린 건 1번(200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뿐이다.
한국시리즈가 개최되기까진 34년이 걸렸다. 2014년부터는 해마다 가을야구를 경험한 NC의 8번째 포스트시즌 홈경기는 마산구장에서 최초로 열린 한국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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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는 2일 한국시리즈 4차전마저 두산에게 패했다. 반격의 1승도 못한 채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뒤로 하고 무대서 퇴장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그 역사적인 순간, NC 팬은 3시간17분의 승부를 끝까지 지켜보지 않았다. NC의 마지막 공격이 남아있었으나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점차 열세를 뒤집는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스코어 0-2와 0-6은 역전 희망의 크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1루 더그아웃에서 이를 바라본 김경문 감독의 마음은 착잡했다. 그는 이튿날 선수들에게 “우 리 팬이 끝까지 우리의 플레이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홈팬에게 한국시리즈 1승을 선물하기를 소망했다. 1차전 선발투수였던 재크 스튜어트를 나흘 만에 4차전에 투입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라인업도 첫 변화를 줬다. 그 동안 고정된 9명을 타순만 바꿨으나 4차전에는 대타 카드였던 모창민과 권희동을 선발 출전시켰다. 이종욱과 이호준이 선발에서 제외됐다. 나테이박이 처음으로 동시 출격하지 않았다.
“홈에서 1승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은 팬은 물론 선수단, 프런트 모두 느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스튜어트는 5이닝 동안 피홈런 1개만 맞고 1실점을 기록했다. 2회초 양의지에게 홈런을 맞았을 뿐이다. 이번 한국시리즈 첫 실점. 그의 83구 역투는 5회까지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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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의 홈인 마산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개최된 건 1982년 건립 이후 처음이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그러나 두산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또한, 설욕을 다짐한 건 유희관도 마찬가지였다.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마주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말 2사 만루 위기를 극복한 이후 5회말까지 퍼펙트 피칭이었다.
팽팽한 긴장감은 6회초 탁 풀어졌다. NC 불펜이 가동되자, 두산 타선이 즉각 반응했다. 안타 4개를 몰아치면서 대거 3득점. 이번 시리즈 내내 NC를 괴롭혔던 양의지와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NC에겐 점점 힘들어졌다. 6회말 무사 1,3루 기회마저 놓치면서 ‘한국시리즈 첫 승’의 작은 소망마저 물거품이 됐다. 2일 마산구장에선 ‘손님’ 두산의 우승 축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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