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시리즈 3차전)
NC 선발 최금강은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보여줬다. 그의 강점인 슬라이더를 코스 구석구석에 꽂아 넣으며 두산의 강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0-0이던 5회초 두산의 선두 타자는 4번 김재환. 초구 투심은 스트라이크, 2구째와 3구째 포크볼이 연속 존을 벗어나며 볼카운트는 2B1S이 됐다. 4구째 포수는 몸쪽을 요청한 듯 보였지만 최금강의 시속 137km 속구가 바깥쪽으로 살짝 몰리면서 김재환의 벼락같은 풀스윙에 걸렸다. 0의 행진을 무너뜨리고 결국 두산을 3연승으로 이끌면서 NC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만 결정적인 한방, 1일 마산구장 한국시리즈 3차전의 선제 결승홈런 장면이다.
↑ ‘투수전 시리즈’의 해결사는 두산 4번 김재환이다. 2차전 쐐기포에 이어 1일 3차전에서는 선제 결승홈런을 날리며 팀을 3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
슬럼프에 닥쳤을 때 김재환은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봤다. ‘기억할 수 있는 것만이 과거’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잊지 않고 돌아볼 수 있는 경험만이 가치 있는 데이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김재환은 전반기의 기록들과 자신의 스윙 비디오를 꼼꼼하게 되돌려보며 힘이 떨어지고 난 뒤 무너진 스윙 타이밍의 원인이 하체에 있음을 기억해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재환이 쓴 방법은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를 할 때 뒷무릎(왼손타자 김재환의 왼무릎)을 먼저 투수 방향으로 출발시키는 것이었다. 타이밍에서 시간을 벌면서 다양한 코스, 구질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했다. 10월4일 롯데전에서 근 20일 만에 홈런을 때려낼 수 있던 비결이 됐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품’을 되돌린 김재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4번타자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팀의 중심타자로 한국시리즈 데뷔 무대인데도 탄탄하게 준비된 강타자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터진 2차전과 3차전, 그의 2경기 연속 홈런은 시리즈의 추를 기울게 한 결정적인 한방들이다. 타선의 힘만큼은 NC ‘나테이박’의 우위가 예상됐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최강’의 이름은 이제 김재환의 것이 되기 직전이다.
2016한국시리즈는 3경기 만에 누군가의 ‘벼랑 끝’까지 왔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