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갑자기 초겨울 날씨다. 이번 한국시리즈 첫 야간경기가 시작되는 11월의 첫날, 중부는 영하권으로 떨어졌고 강원산간은 한파주의보까지 맞았다.
그나마 다행, 가을야구의 무대는 ‘남쪽나라’ 창원으로 내려갔다.
창원의 주초 날씨는 계속 맑음이 예보돼있지만, 기온은 꽤 떨어져있다. 3차전 당일인 1일 밤 기온은 섭씨 6~7도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열흘 전 마산구장에서 NC-LG의 플레이오프 1차전(10월21일)이 열렸던 당시 기온보다 10도 가까이 낮다.
↑ 열흘전 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릴 때의 마산구장은 섭씨 15도를 오르내렸다.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는 1일 저녁 기온은 6~7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
일반적으로 더위는 타자들이, 추위는 투수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이 곱으면 섬세한 그립에 애를 먹는다. 좀처럼 달궈지지 않는 어깨로 부드러운 투구 폼이 힘들어지면서 제구를 잡기 힘들어진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창원 마산구장에서 치르고 올라왔던 지난달 24일 NC-LG의 잠실 3차전에서는 양팀 투수들의 기록적인 4사구 릴레이로 포스트시즌 한경기 최다 4사구 신기록이 세워졌다. 다음날 NC 투수 임창민은 “(창원에 있다가 오니까) 서울이 너무 춥다. 다들 제구가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낮 경기임에도 쌀쌀했던 한국시리즈 1,2차전은 양팀 선발 투수들의 안정적인 ‘지배력’이 돋보이면서 투수전으로 흘렀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일반적으로 투수들이 추위에 힘든 것은 맞지만, 충분하게 준비를 하고 올라오는 선발투수들은 상대적으로 괜찮다. 다만 급하게 올라오는 릴리프 투수들에게는 날씨가 더울 때보다는 아무래도 가혹한 적응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불펜의 급박한 교체 상황들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1,2차전의 특성상 ‘추위변수’가 크게 발동하지 못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창원 마산구장에서 타격전의 물꼬가 트인다면 추위는 양팀 불펜 투수들의 마운드 적응과 야수들의 수비를 방해하면서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추위를 타는 것은 개인차가 커서 투수 야수를 가리지 않고 유독 괴로워하는 선수들도 많다. “추위에는 워낙 젬병이었다”고 고개를 흔드는 양준혁 MBC 해설위원은 “3할타자를 1할타자로 만드는 가장 무서운 적”으로 추위를 표현한다. 타자들의 경우 흔히 ‘막혔다’고 말하는 타이밍 어긋난 스윙이 나왔을 때, 추위 속에서는 손이 울리는 고통이 배가 된다. 수비 이닝과 공격 이닝의 인터벌이 길어지면 자꾸 몸이 식으면서 스윙도, 수비도 힘들어진다. 실책의 위험과 부상의 우려가 함께 올라간다.
스탠드의 야구팬들에게도 추위는 ‘가을야구’의 적이다. 장시간 쌀쌀한 밤바람 속에 노출되기 때문에 야구를
그라운드의 선수들과 스탠드의 관중들이 모두 후끈하게 열을 내면서 추위를 이겨낼 다이내믹한 경기가 펼쳐질 수 있을지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마산구장의 한국시리즈 3,4,5차전은 모두 야간경기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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