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입장이 바뀌었다. 도전장을 내민 건 NC다. 기다리던 두산은 ‘챔피언’ 자격이다. NC는 또 한 번의 통쾌한 복수극을 꿈꾼다. 방법은 간단하다. 난공불락의 탑을 무너뜨려야 한다. 단, 난이도가 상승했다. 탑은 1년 사이 2개에서 4개로 늘었다.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KS) 진출은 1년 늦게 이뤄졌다. 지난해 플레이오프(PO)에 직행했지만 1승이 부족했다. 2승 1패로 앞선 NC는 내리 두 판을 졌다. 넥센에 이어 NC마저 꺾은 두산은 그 기세를 이어 삼성마저 격파하고 14년 만에 정상을 차지했다.
NC가 고배를 마신 이유는 몇 가지로 좁혀진다. 두산의 젊은 타선이 힘을 냈지만 마운드 싸움에서 밀렸다. 니퍼트와 장원준, 그 2명을 공략하지 못했다. 두산의 원투펀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 왼쪽부터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 NC가 무너트려야 할 벽이 더 많아졌다. 사진=MK스포츠 |
공략 방법을 전혀 찾지 못했다. 탈삼진만 17개. 4차전 1회말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의 3타자 연속 안타로 1점을 뽑았다. 니퍼트, 장원준을 상대한 24번째 이닝 만이다. 뜨겁다 곧 식었다. ‘나테이’는 이후 타석에 침묵했다.
‘강한 투수’의 벽을 절감했다. 니퍼트와 장원준에 당한 NC는 단단히 별렀다. 100억원이 넘는 돈(계약 총액 96억원+보상금 9억4000만원+보상선수 최재원)을 써 박석민을 영입했다. 효과 만점. 박석민은 허프(LG)를 상대로 결승 홈런 2개(PO 2·4차전)를 때려 NC를 KS로 이끌었다. 박석민이 가세한 데다 박민우, 김성욱, 김준완 등의 성장으로 NC 타선은 더욱 파괴력이 넘쳤다.
그런데 강해진 건 NC 타선만이 아니다. 두산 마운드도 더 견고해졌다. ‘판타스틱4’로 변신했다. NC가 공략해야 할 투수도 넷이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건재한 데다 보우덴과 유희관이 높이를 쌓았다.
넷 다 특급 투수다. MVP급 활약을 펼쳤던 니퍼트(22승)를 축으로 보우덴(18승), 장원준, 유희관(이상 15승)은 모두 15승 이상을 올렸다. 무려 70승을 합작했다. 이들 외 15승 투수는 신재영(넥센), 헥터(KIA·이상 15승) 등 둘 뿐이다.
평균자책점에서도 1위(니퍼트 2.95), 2위(장원준 3.32), 6위(보우덴 3.80), 11위(유희관 4.41)에 올랐다.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KBO리그에서 이들만큼은 단연 빛났다.
NC전에도 강세. 13경기에 나가 7승 3패를 합작했다. 이들의 NC전 평균자책점은 3.08(87⅔이닝 32실점 30자책)이었다. 긴 이닝은 기본이었다. 6이닝 미만은 1번(6월 29일 장원준 4이닝) 밖에 없다.
그 중 유희관이 1패 평균자책점 4.71로 좋지 않으나 한 차례(7월 13일 7⅓이닝 6실점) 삐끗했기 때문이다. 설욕을 다짐하는 건 NC뿐 아니라 유희관도 마찬가지. 지난해 PO 3차전(2⅓이닝 4실점)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NC는 LG와 PO에서 선발투수를 공략하지 못해 힘겨운 승부를 벌였다. 4차전 동안 1회부터 6회까지 득점은
KS 우승까지 차지하려면, 1년 전과 달라야 할 NC다. 강한 투수를 무너뜨릴 수 있어야 한다. 단, 이번에는 그 공략 대상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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