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시카고) 김재호 특파원] 1차전은 시카고 컵스가 웃었다.
컵스는 16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LA다저스에 8-4로 이겼다.
8회말 승부가 갈렸다. 앞선 8회초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이 동점을 허용한 컵스는 8회말 바뀐 투수 조 블랜튼을 상대로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벤 조브리스트가 우중간 가르는 2루타로 상을 차렸다.
↑ 미겔 몬테로가 만루홈런을 때린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美 시카고)=ⓒAFPBBNews = News1 |
몬테로는 0-2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를 강타, 우측 담장 넘어가는 만루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로버츠는 좌완 그랜트 데이튼에게 워밍업을 시켜놓고도 우완 투수 블랜튼에게 좌타자 몬테로를 상대하게 하는 우를 범했다. 블랜튼의 경험을 믿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반대로 조 매든 컵스 감독은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채프먼을 내리고 과감하게 대타를 기용한 것이 성공을 거뒀다. 9회초를 막을 일이 걱정이었지만, 몬테로가 그 걱정을 장타로 덜어줬다.
전의를 상실한 블랜튼은 난타를 허용했다. 제이슨 헤이워드에게 백투백 홈런,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좌중간 가르는 2루타를 연달아 맞았다. 몸을 풀던 데이튼이 올라왔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상태였다.
컵스는 1, 2회 먼저 3점을 뽑았다. 다저스 선발 마에다 겐타의 공이 너무 가벼웠지만, 뒤에 수비도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1회 무사 1루에서 나온 브라이언트의 1타점 2루타는 좌익수 하위 켄드릭의 판단이 아쉬웠다. 충분히 쫓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담쟁이 덩쿨로 된 리글리필드 담장을 의식한 듯 마지막에 주춤하며 장타를 허용했다.
2회에도 수비가 아쉬웠다. 무사 3루에서 바에즈의 높이 뜬 타구가 중견수와 유격수 사이로 떨어졌고, 아무도 이를 잡지 못하며 2루타를 내줬다. 더 큰 문제는 이어진 1사 3루에서 나왔다. 바에즈의 홈스틸 시도 때 포수 카를로스 루이즈가 포구 뒤 3루에 공을 던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루이즈가 3루에 공을 뿌렸을 때, 이미 바에즈는 홈까지 절반을 달린 상태였다. 3루수 저스틴 터너가 급하게 다시 홈에 송구했지만, 바에즈의 발이 더 빨랐다.
컵스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홈스틸을 한 것은 지난 1907년 월드시리즈 4차전 이후 처음이다. 다저스의 어설픈 수비가 도움을 줬다.
↑ 바에즈느 2회 홈스틸을 성공했다. 사진(美 시카고)=ⓒAFPBBNews = News1 |
다른 야수들의 수비도 평균 이상이었다. 3루수 브라이언트는 2회 루이즈, 1루수 앤소니 리조는 3회 코리 시거, 유격수 애디슨 러셀은 5회 키케 에르난데스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냈다. 리조는 6회에도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냈다.
그러나 8회 이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수비에서 나쁜 선택이 나왔다. 8회초 무사 1, 2루에서 3루수 브라이언트는 터너의 깊은 타구를 잡은 뒤 선행 주자 아웃을 시도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앤드류 톨스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살아 무사 만루가 이어졌다.
이날 경기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한 다저스 앞에는 아롤디스 채프먼이라는 큰 산이 놓여 있었다. 이 산을 무너뜨린 것은 아드리안 곤잘레스였다. 중전 안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여 3-3 동점을 만들었다.
지난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루 기회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다저스 타선은 드디어 이날 처음으로 만루 상황에서 안타를 뽑았다. 그 안타는 흐름을 완전히 바꾸고 말았다
9회 톨스의 2루타로 한점을 만회했으나 분위기는 기운 상태였다.
양 팀은 하루 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컵스는 카일 켄드릭을 선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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