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한 달가량 등판이 없지만 올 시즌 순위표 상단부에 여전히 뚜렷하게 표시된 숫자, 97⅔이닝-1707구. 한 투수를 수술대로 향하게 만든 숫자다.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먼저 시즌을 접었던 한화 이글스 투수 송창식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한화는 4일 오전 “송창식이 오는 11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송창식은 지난 8월 27일 문학 SK전 불펜 피칭 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29일 일본으로 출국, 이틀 후인 31일 오후 MRI 촬영을 했다. 당시 소견은 뼛조각에 의한 염증. 재활 기간 등은 단언할 수 없는, 그렇기에 가볍게만 볼 상황은 아니었다. 그리고 9월 1일에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 김성근 감독 2년째, 마당쇠였던 송창식이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성근 감독 체제 2년 동안 ‘마당쇠’로 불렸던 송창식이기에, 이 같은 상황이 인재(人災)로 느껴지는 바다. 송창식은 김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5시즌 109이닝-2049구를 던졌다. 100이닝 돌파는 지난 2004년(140⅓이닝) 이후 처음이자, 큰 병을 이겨내고 돌아온 이후 처음이었다. 더욱 절실했던 ‘관리’라는 단어는 그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송창식은 정해진 보직 없이 김 감독의 호출이 있을 때마다 마운드를 지켰다.
첫 해 무리했지만 두 번째 시즌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올 시즌 66경기서 97⅔이닝 동안 1707개의 공을 힘차게 뿌렸다. 8월말까지 팀 동료 권혁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이 마운드를 오른 투수였다. 이 부문 3위였던 백정현(삼성)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부담을 안고 있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백정현은
특히 올 시즌에는 4월부터 ‘벌투 논란’ 등 한화 마운드의 비정상적인 측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입장에 서 있었다. 송창식에게 김 감독 체제 2년은 고스란히 비정상적인 과정과 그로 인한 비정상적인 결과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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