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트레버 호프먼(52)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1993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바로 그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이적, 16년간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2009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 201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할 때까지 통산 1035경기에서 601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는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세이브다.
AC/DC의 ’헬스 벨(Hell’s Bell)’을 등장 음악으로 사용하면서 ’지옥의 종소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기타 반주와 함께 들리는 종소리는 상대 팀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런 그를 지난 주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영국에서 태어난 어머니의 혈통을 따라 영국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불펜코치를 맡으며 팀의 예선 결승 진출에 기여했다.
↑ 트레버 호프먼은 이번 WBC 예선 기간 영국대표팀 불펜코치를 맡았다. 사진(美 뉴욕)= 김재호 특파원 |
9회 마무리를 책임지는 마무리는 세이버매트릭스가 도입된 이후 그 역할이 지나치게 과대포장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각 팀들은 마무리 보강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9회에 역전을 허용하는 것은 다른 이닝 때 허용하는 것에 비해 충격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 중압감을 이겨내고 마지막 순간을 책임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602번이나 팀의 승리를 지킨 그에게 마무리로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물었다. 그는 주저없이 "컨트롤"을 꼽았다. "투구 커맨드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경기 계획을 잘 세우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확한 제구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신적인 면에 대해서는 "성공을 하면 따라오게 된다"고 말했다. "마무리들은 나쁜 공을 던지면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약간의 기복을 경험하면서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법을 빨리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잡은 오승환에 대해 묻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그는 "오승환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 팀에서 기회를 잡았다는 얘기는 들었다. 좋은 팀에서 던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좋은 팀"이라는 말을 남겼다.
호프먼은 은퇴 후 현역 시절 대부분을 보낸 파드레스 구단에서 특별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인스트럭터, 코디네이터 등을 맡으면서 마이너리그 투수 유망주들을 점검하고 있다. 올해는 이번 영국대표팀 코치를 비롯해 지
멀지 않은 미래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코치 호프먼을 볼 수 있는 것일까? 그는 "나는 지금 자문 역할로도 행복하다"며 일단 지금은 메이저리그 지도자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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