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매너 있는 이직은 모든 직장인이 꿈꾸는 일이다. 신발에 묻은 흙까지 꼼꼼하게 털듯, 맡은 임무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꼬인 관계를 모두 푼 뒤 깔끔하게 작별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이별도 없다.
LA다저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의 지금 모습이 그렇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에 등장,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푸이그는 이후 기량 저하와 잦은 부상, 그리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인 여러 문제 등으로 다저스에서 미운 털이 박혔다. 다저스는 그를 확실하게 시즌 구상에서 제외했다. 7월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에 맞춰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이것이 뜻대로 되지않자 마이너리그로 보내버렸다.
↑ 야시엘 푸이그와 LA다저스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USA투데이'는 14일(한국시간)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당시 양 팀의 트레이드 논의가 상당히 진지하게 진행됐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푸이그와 선발 브랜든 맥카시, 여기에 유망주들을 더해 외야수 라이언 브론과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논의했지만,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한 트레이드 마감시한(미국 동부 시간 기준 8월 31일 오후 11시 59분)에 쫓겨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푸이그는 로스터 확장 기간 다시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스스로 더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그는 실제로 더 좋은 동료, 더 좋은 야구선수가 됐다.
복귀 후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 OPS 1.474 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적은 규모의 샘플이지만, 이전 성적(타율 0.260 OPS 0.706)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푸이그는 우리가 요구한 모든 것들을 해내고 있다. 팀 동료로서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며 그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의 노력과는 별개로, 다저스는 시즌이 끝나면 다시 푸이그 트레이드를 논의할 것이다. USA투데이는 브루어스와 다저스 양 구단이 트레이드 논의가 무산된 뒤 시즌 종료 후 재논의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푸이그가 남은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더
프로의 세계에서 '100%'는 없는 법이지만, 푸이그와 다저스가 이번 시즌 이후 결별할 것이라는 징조는 이곳저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 이별의 모습은 원래 계획됐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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