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한화의 역전승 발판을 만든 이양기는 덤덤했다. 얼떨떨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의 한방에 한화팬은 전율을 느꼈다.
한화는 13일 대구에서 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1-3으로 뒤진 9회초 2사 만루, 패색이 짙던 그 순간 믿기지 않는 싹쓸이 장타가 터졌다. 그것도 이날 정식선수가 돼 1군 엔트리에 오른 이양기에 의해서. 이 한방으로 흐름을 바꾼 한화였다.
이양기에겐 매우 의미 있는 경기였다. 지난 2014년 10월 17일 광주 KIA전 이후 697일 만에 뛰는 경기였다. 지난해 말 육성선수로 계약한 그는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고, 마침내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잡았다.
김성근 감독은 “언젠가 쓰려고 했던 선수다”라며 이양기의 타격 소질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이양기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이양기가 2년 만에 첫 타석인데, 집중력 있게 잘 쳤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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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대구 삼성전 9회초 2사 만루서 터진 이양기의 3타점 2루타. 이 한방이 있었기에 한화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양기는 끝으로 김 감독에게 감사해했다. 그는 “지난해 육성선수로 전환된 뒤 야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그때 감독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꼭 보답하고 싶었는데, 오늘 그렇게 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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