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윤진만 기자] “좋은 선수, 위협적인 선수다. 협력 수비를 해서 조직적으로 막아야 한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상하이상강과의 AFC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앞두고 헐크 경계령을 내렸다. 경고누적 징계로 결장하는 엘케손이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했으나, 한방을 지닌 헐크도 내버려 뒀다간 큰코다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가뜩 헐크는 주말 리그 경기에서 대포알 슈팅과 페널티킥으로 중국 진출 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기록한 터다.
“대비책을 갖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경계하되 두려워하진 않았다. 오랜 기간 상하이와 일전을 준비했고, 헐크가 출전하는 시나리오도 머릿속으로 그려봤다. 대비책도 진즉 세웠다. 그 대비책이란 앞서 언급한 협력수비다. 위에선 중앙 미드필더가 슈팅을 하지 못하게 괴롭히고, 아래에선 중앙 수비수가 슈팅각을 좁히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 터프한 수비의 대명사 조성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주말 경기를 봤다. 확실히 슈팅을 잘 때리더라. 슈팅이 좋은 선수니까 슈팅 타이밍을 주지 않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왼발을 잘 쓰니까 최대한 오른발을 쓰게끔 하여야 할 것 같다.”
베테랑 수비수 조성환이 말하는 조금 더 디테일한 대비책이다. 날카로운 움직임보단 슈팅 한방으로 수비수를 위협한 옛 동료 이상협을 떠올렸다. 왼발 킥 능력이 무시무시했던 이상협을 훈련장에서 상대한 경험을 토대로 헐크의 왼발도 막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센터백 파트너 김형일도 “공수 간격을 좁히면 승산이 있다. 슈팅이 좋은 선수는 슈팅 각만 줄이면 된다. 개인적으로 엘케손 같이 움직임이 좋은 선수가 마크하기 더 힘들다”고 했다.
1차전 원정에서 0-0 비긴 전북은 13일 열릴 2차전을 단판전으로 여긴다. 실점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쫓기는 입장에 놓일 수 있어 무조건 선제골, 무조건 무실점을 목표로 세웠다. 무실점을 위해선 몸을 날려서라도 헐크가 슈팅 괴물로 변신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걸 수비수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헐크는 이름이 헐크지만, 조성환과 김형일은 스타일이 헐크다. 경기장 밖에선 친근한 삼촌, 형의 얼굴을 한다. 경기장 안에선 야수로 변한다. 몸을 던지고, 윽박지른다. 태클하고,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어쩌면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한 헐크가 만나보지 못한 센터백 듀오일 수 있다. 당황할 수도.
↑ 스벤 예란 에릭손 상하이상강 감독은 헐크에 대해 "모든 능력을 갖춘 선수다.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상하이 상강)=AFPBBNews=News1 |
조성환은 “(김)형일이가 공격수들과 많이 싸워주는 유형의 선수다. 서른다섯이면 조금 많고, 서른셋이면 수비수로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서른세 살인 형일이가 충분히 헐크를 마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김형일은 “내가 터프하다고? 하하. 터프한 건 저 형(조성환)이다. 성환이형이 잘 해주니까 조금 더 편하게 수비할 수 있다”고 했다.
골키퍼 권순태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특정 선수가 어떻게 하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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