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대흉작.’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16년 외국인선수 농사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전력이 보탬이 되어야 할 이들이 별다른 활약도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지난 8월 31일 삼성에게 두 가지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고질적인 아킬레스 통증에 시달린 발디리스가 수술을 하러 미국으로 떠난다는 것. 그리고 유일하게 1군 엔트리에 남아있던 플란데는 또 다시 실망스러웠다는 것.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이 쏟아진다. 개막 전 영입된 3명의 외국인선수가 모두 아웃됐다. 10개 구단 중 삼성이 유일하다. 2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으나 새 얼굴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
삼성의 외국인선수 교체 사유는 부상이다. 벨레스터는 팔꿈치, 웹스터는 종아리를 다쳤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은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둘 다 부상 이후 퇴출까지 1달 가까이 걸렸다. 발디리스 또한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 제외됐고 결국 시즌 아웃됐다. 모두 아킬레스 통증이다.
↑ 플란데는 현재 삼성의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유일한 외국인선수다. 하지만 그마저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너도나도 아프다. 류중일 감독은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기량 미달이다. 누구 하나 눈에 쏙 들지 않았다.
4승 4패의 웹스터가 최다 승 투수다. 그는 평균자책점(5.70)도 가장 낮은 편이다.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 벨레스터(3패)와 레온(2패)은 KBO리그 첫 승도 경험하지 못했다. 데뷔전만큼은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플란데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계를 드러냈다. 최근 3경기 연속 7실점 이상이다.
외국인투수 4명의 평균자책점은 6.70(126⅓이닝 107실점 94자책)이다. kt(5.76), 한화(6.14)보다 더 나쁘다. 6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kt(5명)와 한화(4명)는 각각 17승과 9승을 거뒀다.
어느 구단이나 외국인투수에게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한다. 류 감독은 “마운드 전력의 30%다”라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실망이었다. 그리고 필승카드도 아니다. 삼성은 외국인투수 등판 경기에서 10승 14패를 기록했다. 승률 0.417에 그친다. 그나마 플란데 등판 경기(4승 3패)만 승률 5할을 넘지만, 동료들의 덕을 봤다.
욕심은 점점 줄었다.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긴 이닝이라도 소화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이마저도 어려운 미션이었다. 24경기 중 5이닝 이하 강판이 13경기로 절반이 넘는다. 불펜 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상에 따른 잦은 이탈로 마운드 구상은 틀어지기 일쑤. 삼성 마운드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넷이 뛴 24경기도 소사(LG·27경기), 헥터(KIA), 켈리(SK·이상 26경기) 등이 혼자 뛴 경기수보다 적었다. 삼성 외국인투수이 얼마나 보탬이 안 됐는지를 알 수 있다.
외국인타자 발디리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잘 친 것도 아니다.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지난 5월 5일 1군 엔트리 제외 당시 타율이 0.217이었다. 6월 말 돌아온 뒤 이제야 역할을 해주는가 싶더니 이탈했다. 아킬레스 통증은 완치가 어려웠다. 늘 아팠다. 그 때문에 44경기 출전에 그쳤다.
발디리스의 타율은 0.266이다. 테임즈(NC), 로사리오(한화), 필(KIA), 히메네스(LG), 에반스(두산) 등이 3
허리 수술로 중도 하차한 마르테(kt)의 타율이 0.265로 발디리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마르테는 91경기를 뛰면서 22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발디리스만큼 1군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외국인타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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